[친절한 쿡기자] ‘러버덕’(Rubber Duck)의 라이벌이 등장했습니다. 두꺼비입니다. 러버덕보다 몸집을 키운 초대형 금두꺼비죠.
27일 SNS에는 중국 베이징 위위앤탄공원의 명물인 초대형 금두꺼비 인형을 촬영한 사진이 등장했습니다.
곧바로 우리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러버덕에 맞선 중국의 러버프로그(Rubber Frog)”라고 짧게 소개했을 뿐 구체적인 설명을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은 지난 24일 공개된 지 사흘 만에 3100건 넘는 리트윗을 기록했습니다. 전파력이 빠른 리트윗의 특성을 감안하면 아마 수만명의 네티즌이 이 사진을 봤을 겁니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에서 러버덕이 등장한 순간만큼은 아니지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것만은 확실합니다.
금두꺼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베이징시 관광국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금두꺼비는 높이 22m, 세로 길이 34m의 거대한 풍선입니다. 높이 16.5m, 세로 길이 19.5m인 러버덕보다 몸집이 큽니다.
두꺼비는 중국에서 행운과 재물의 상징입니다. 수도 베이징의 한복판이자 중국 황실의 낚시 명소였던 위위앤탄공원 호수에 금두꺼비를 띄운 이유도 이런 정서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베이징시 관광국은 “방문객에게 행운과 부라는 축복을 주고 시각적 흥미를 선사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먼(37)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설치한 러버 덕과 비슷한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금두꺼비를 바라보는 우리 네티즌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러버덕과는 사뭇 다릅니다. “금두꺼비도 귀엽다” “러버덕과 나란히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호평도 있지만 “징그럽다” “터뜨리고 싶다”는 야유가 많습니다. “러버덕의 중국산 짝퉁”이라는 악평도 나왔죠. 중국에서 또하나의 조롱거리를 발견했다는 듯한 반응입니다.
우리 네티즌에게 중국은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매일 벌어지는 ‘미지의 대륙’입니다.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대륙 시리즈’는 이런 시각을 담은 게시물입니다. 금두꺼비를 향한 시선도 같은 맥락이죠. 하지만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야유를 퍼붓는 우리 네티즌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관람객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금두꺼비가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조롱과 야유를 받을 이유는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환호했던 러버덕 장난감의 바닥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적혀 있으니까요.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따라하기의 잘못된 예?… 중국의 ‘러버프로그’
입력 2014-10-28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