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지 전락 위기 中 개혁 잡지 ‘염황춘추’… ‘후야오방 아들’ 카드 먹힐까

입력 2014-10-28 02:37
관영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중국의 대표적 개혁성향 잡지 염황춘추(炎黃春秋)가 후야오방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큰아들 후더핑(72) 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을 사장으로 앉혔다. 홍콩 명보는 27일 염황춘추가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고려’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염황춘추 두다오정 발행인은 26일 회의를 소집해 후더핑 사장 임명과 함께 루딩이 전 국무원 부총리 아들 루더에게 상무부사장 겸 법인 대표를 맡기고 자신은 명예 발행인으로 물러났다. 염황춘추는 1991년 개혁 성향의 공산당 원로들이 창간한 매체로 주요 사건이나 민감한 이슈를 폭로하거나 당국의 정책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의 언론과 출판, 영화, TV 등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 9월 염황춘추에 통지문을 보내 ‘2개월 내’라는 시한까지 정하며 “발행 주관 기관을 문화부 직속의 중국예술연구원으로 전환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비교적 독립적인 민간단체인 중화염황문화연구소가 발행하고 있는 염황춘추를 관영 잡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염황춘추는 훙얼다이(紅二代:혁명 원로나 고위층의 자녀)를 전면에 내세우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두 발행인은 “우리의 목표는 편집권 독립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