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야? 왜 안 와?”
“주영아, 엄마 지금 근처에 있어. 친구들이랑 공차기 조금만 더 하고 있으면 도착할 거니까 걱정 말고 놀고 있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당산역 근처. 축구교실에 가 있는 아들 장주영(6)군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엄마 채미희(33)씨가 받았다.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채씨는 요즘 어린이 보호 기능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 ‘키즈온’ 덕분에 육아 걱정을 조금 덜었다. 아이와 떨어져 있어도 위치 확인을 할 수 있고, 걱정이 될 땐 수시로 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씨는 “여섯 살 정도 되면 혼자서도 다니는 연습을 해야 하지만 막상 내보내려면 불안하고, 그렇다고 연락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주기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손목시계 형태의 키즈온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즈온은 전화벨이 울렸을 때 아이가 전면의 버튼을 누르면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아이도 버튼만 누르면 엄마나 아빠에게 전화를 걸 수 있어 부모도 아이도 불안감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부모의 스마트폰에 LG유플러스 ‘키즈온’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아이의 기기와 연동 설정을 해놓으면 앱을 통해 전화걸기, 위치확인 등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가 착용하고 있는 기기의 배터리 상태도 보호자에게 통보된다.
10초 이상 신호가 간 뒤에도 아이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전화는 자동 수신된다. 반대로 아이가 전화를 걸었을 때 첫 번째 수신자로 설정해 놓은 사람이 전화를 안 받을 경우 두 번째 수신자에게 자동 연결된다.
SK텔레콤의 어린이 전용 웨어러블 기기 ‘T 키즈폰 준’ 이용자는 지난달 5만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1000명을 넘는다.
아동 전용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최대한 미뤄 스마트폰 중독을 막되 안전보호 기능은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T 키즈폰 준은 손목시계 또는 목걸이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최초 구매 이전인 6∼9세 연령대에서 신규 고객을 찾으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면서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구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기획] 손목시계·목걸이형… 웨어러블 기기로 내 아이 안전 지킨다
입력 2014-10-28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