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3명의 일본인 과학자 중 2명을 배출한 나고야대학교의 저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1세기 들어 일본이 수상한 과학 분야 노벨상의 절반 가까이를 휩쓴 만큼 ‘노벨상의 산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은 27일 “최근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중 나고야대 출신이 많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카사키 이사무 메이조 대학 종신교수가 나고야대 교수로 재임 당시 연구한 청색 발광 다이오드(LED) 발명이 수상했다”며 “공동 수상한 아마노 히로시 나고야대 교수는 학창 시절 아카사키 교수의 연구실에 소속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공동수상자 1명은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수다.
‘나고야대의 힘’은 노요리 료지 교수가 2001년 화학상을 수상하며 처음 발휘됐다. 2008년 학부 졸업생인 마스카와 도시히데, 고바야시 마코토 등이 물리학상을 수상했고, 조교수 출신인 시모무라 오사무는 화학상을 받았다.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 22명 중 과학 분야 수상자는 17명이다. 2000년 이후 수상자가 13명인데 이 중 나고야대 출신이 6명이다. 수상 당시의 재직 학교 기준으로는 3명이지만 졸업 학교 기준으로 5명으로 4명의 도쿄대학을 제친 1위다.
배경에는 ‘지방대’로 분류되는 것을 싫어하는 나고야 사람 특유의 자존심이 깔려 있다. 열도 통일의 주역인 오다 노부나가를 배출한 지역인 만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오사카,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도쿄 등에 밀릴 수 없다는 군중심리가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을 괴롭힌 제로센(零戰) 전투기를 생산한 미쓰비시 공장이 나고야에 있었고, 같은 아이치현에는 LED 연구를 지원한 도요타자동차의 본사가 있는 만큼 ‘군산(軍産) 및 산학(産學) 협력’이 기초과학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노벨상 다수 배출한 日 나고야大 저력은 “도쿄에 밀릴 수 없다” 자존심이 경쟁력 키웠다
입력 2014-10-28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