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명감독들 덕에 풍요로워진 가을 극장가

입력 2014-10-29 02:02
위부터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나를 찾아줘’ ‘인터스텔라’.

가을 비수기에 접어든 극장가에 할리우드 명감독들의 작품이 잇따라 개봉된다. 지난 23일 선보인 ‘나를 찾아줘’는 탁월한 이야기꾼 데이비드 핀처(52) 감독의 신작이다. 미모와 재능을 자랑하는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세븐’(1995) ‘조디악’(2007) 등 스릴러 장르에 실력을 발휘한 핀처의 솜씨가 여전하다.

영화는 149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에도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긴박감이 넘친다. 여러 상황이 전개되지만 감독은 퍼즐 조각을 맞추듯 정교하게 끼워 맞춘다. 묵묵히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는 막판 깜짝 놀랄 반전을 숨겨두고 있다. 벤 애플렉과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도 뛰어나다. 27일 현재 50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청소년관람불가.

2000년대 할리우드에서 주목한 만한 영화들을 만든 영국 출신 크리스토퍼 놀란(44) 감독은 신작 ‘인터스텔라’를 11월 6일 선보인다. ‘다크나이트’(2008) ‘인셉션’(2010) 등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줬던 놀란 감독은 이번에 우주로 무대를 넓혔다. 식량부족과 경제 붕괴로 멸망에 치닫는 지구에서 인류를 구하고자 우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매튜 맥커너히와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레미제라블’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앤 해서웨이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마이클 케인과 제시카 차스테인 등 유명 배우들도 가세했다. 개봉을 앞두고 벌써 예매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9분. 12세가.

오는 12월 3일 개봉될 예정인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은 영국 출신의 리들리 스콧(77)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글래디에이터’(2000) ‘로빈 후드’(2010) 이후 스콧 감독이 오랜만에 역사 대작을 진두지휘했다. 스콧 감독은 SF 고전 ‘에일리언’(1979) ‘블레이드 러너’(1982) ‘프로메테우스’(2012) 등을 연출한 바 있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를 제작하기도 했다.

‘엑소더스’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모세의 이야기를 다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내던 모세와 이집트의 왕 람세스가 민족의 명운을 두고 갈등을 겪는 이야기다. 영국 출신 크리스천 베일이 모세 역을, 호주 출신 조엘 에저튼이 람세스 역을 맡았다. 시고니 위버, 벤 킹슬리 등이 조연으로 참가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