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유고 시집 최초본 존재했다

입력 2014-10-28 02:03

윤동주(1917∼1945) 시인의 유고 시집이자 첫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최초본(사진)이 공개됐다. 이 시집에는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의 시들이 담겨 있다.

이 시집을 펴낸 정음사 최영해(1914∼1981) 대표의 장남 최동식(71) 고려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27일 윤동주 시인의 3주기(1948년 2월 16일) 추도식에 헌정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최초본을 공개했다. 최 교수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의 손자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친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오랫동안 간직하던 최초본을 공개한다”며 “윤동주 시인의 지인들이 시인의 3주기에 맞춰 시집 출간을 준비했는데 출간이 늦어지자 급히 만든 시집 10권을 추도식에 헌정했다는 얘기를 선친에게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시집의 본문을 다 만들어 발간일을 1월 30일로 잡았는데 표지 때문에 발간을 못 하고 있다가 동대문시장에서 구한 섬유질로 된 벽지를 마분지에 입혀 표지를 만든 뒤 시집 10권을 급하게 제본해 3주기 추도식에 가져갔다”고 전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최초본은 같은 해 발간된 초판본과 정지용 시인이 쓴 서문, 본문, 인쇄 및 발행 일자, 속표지 등은 같지만 파란색의 겉표지가 없다. 최 교수는 “초판본은 1000부정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중 10권만 따로 뽑아서 제본해 3주기 추도식에 가져갔고 나머지는 제대로 된 파란색 표지를 만들어 한 달 후쯤 발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초판본은 당시 보기 드물게 가로쓰기로 되어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