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주대준 (17) “100만 공직자에게 복음을” 선교연합회 설립

입력 2014-10-28 03:04
2006년 7월 청와대기독신우회 임원들이 릭 워렌 미국 새들백교회 목사의 청와대 방문을 기념해 사진을 찍었다. 앞줄 오른쪽 네 번째부터 주대준 교수,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 워런 목사,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 예수님께서 승천 직전 우리에게 유훈처럼 남기신 말씀이다. 복음 전파는 옵션이 아니라 지상명령이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모든 사람에게 내가 만난 예수님을 소개하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 나는 청와대 신우회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공직자들이 먼저 ‘공의와 정의가 흐르는 사회’ 구현에 앞장서도록 기도했다.

김재철 박흥일 장로 등 중앙부처 선배 공직자들과 합력해 입법·사법·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대한민국 100만 공직자 선교를 위한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를 창립했다. 김 장로가 초대 대표회장을, 내가 2대 대표회장을 맡았다. 대표회장 재임기간 동안 ‘공직자 윤리강령’을 선포하면서 부정부패와 끼리끼리 문화를 철폐하는 등 청렴하고 공정한 공직사회 구현에 기독공직자가 솔선수범하도록 캠페인을 벌였다.

공직자 전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기독공직자 중 국장급 이상 고위 공직자가 되면 크리스천임을 드러내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반면 이러한 관행을 깨고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크리스천 공직자로서 확고한 정체성을 드러내고 신앙의 절개를 지키면서도 성공한 공직자들이 많다. 김승규(전 국정원장) 박명재(전 행정자치부 장관) 박용옥(전 국방부 차관) 양인평(전 고등법원장) 김재철(행정연수원장) 박흥일(과기처 차관보) 등이다.

나 역시 대통령 경호차장의 중책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통해 하나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지혜를 간구했다.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당당하게 크리스천 공직자로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했다. 시련, 핍박, 비난, 심지어 모함을 받아 청와대에서 계속 근무할 수 없는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새벽기도로 제단을 쌓으며 하나님께 내 마음을 모두 토로했다. 돌이켜 보면 내 능력으로는 도저히 청와대에서 근무할 수도 없었고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다. 나의 발걸음을 인도해 청와대에서 일하는 꿈을 품게 하셨고, 청와대로 보내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확신했다.

하나님은 전산직능 공직자가 승진할 수 있는 한계인 전산실장을 넘어 통신처장 행정본부장 경호차장으로 승승장구하며 기적의 스토리를 쓰게 하셨다. 2008년 12월 경호공무원법이 정한 연령 정년으로 퇴직한 최초의 경호공무원이 됐다. 더구나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까지 두 분 대통령의 경호차장으로 근무했다. 대통령 경호실 창설 50년 역사에 유례없는 기록을 세우며 청와대 근무를 마칠 수 있었다. 다섯 분의 대통령을 모시며 근무하는 동안 청와대기독신우회장이라는 ‘족쇄’ 때문에 숱한 퇴출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청와대에서 복음 사명을 완주한 공로로 기적 같고 드라마틱한 청와대 근무를 마치게 됐다.

이 모든 일이 시련과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때로는 복음에 생명을 걸고, 현실과 환경을 초월해 역사하시는 하나님 한 분만을 바라보고 ‘복음사명을 감당한 복음사명자에게 예비하신 축복’이었음을 고백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크리스천임을 드러내는 것이 두려워 잠수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에게 선배 공직자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고언하고자 한다.

“오늘날 여기까지 온 것도 여러분의 능력과 의지에 앞서 주님께서 인도하신 은혜임을 고백하고, 앞으로 남은 공직생활도 주님께 맡기고 크리스천 공직자로서 정체성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근무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남은 공직생활을 책임져 주신다. 천국에 가서 예수님의 얼굴을 볼 때 부끄럽지 않은 크리스천이 되도록 공직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독공직자로서 사명을 잘 감당하길 기도한다. 기독공직자들이 헌신과 봉사 희생의 밀알이 되길 기도한다.”

정리=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