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트렌드 한눈에… 대기업 광고회사 ‘아트마케팅’

입력 2014-10-28 02:10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되고 있는 ‘투모로우 2014’ 전시장 모습. 투모로우 제공
백승경 이노션 문화공연마케팅팀 부장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디자인박물관(배움터 2층)에서 열리고 있는 ‘투모로우(TOMORROW) 2014’는 한국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전시다. 1부 ‘발아’(11월 2일까지)에는 강석호 고명근 이세현 홍경택 등 24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2부 ‘문화지형도’(11월 8∼30일)에는 강강훈 권오상 송명진 이동기 등 23명의 작가가 출품한다.

올해 6회째 행사로 회화, 사진, 미디어, 영상 등 유망 작가의 300여점을 소개하면서 국내 작가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기획됐다. 전시장에는 간송미술관의 ‘훈민정음 해례본’ 영인본이 출품돼 우리민족 최고 문화원형의 의미와 정신을 돌아보게 한다. 세계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를 삶과 예술을 조명하는 특별전도 마련된다.

이번 전시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대표 안건희)이 서울디자인재단,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함께 공동주최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광고회사가 직접 아트전시를 주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노션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예술을 통해 기업, 관객, 아티스트, 소비자가 상생하는 새로운 ‘아트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트마케팅’이란 기업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 또는 제품에 예술적 요소를 더한 고도의 감성 마케팅이다. 패션, 화장품 등 서비스 산업에서 주로 활용하던 아트마케팅이 자동차, 금융 등 전 산업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협업 방식도 단순히 예술작품을 브랜드나 상품에 접목시키는 것 외에 예술가나 전시에 대한 직접 후원, 전시회 개최, 스페이스 디자인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노션은 현대자동차와 시몬느의 핸드백 브랜드 ‘0914’ 등 기업들의 아트 홍보 전시를 기획했다. 현대자동차의 아트프로젝트 ‘브릴리언트30’에서는 30명의 유망 작가를 조명하는 디지털 특별전과 고객라운지를 준비했고, ‘0914’에서는 이진용 작가의 가방 작품을 활용한 아트 브랜드를 선보였다.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과 아트의 공존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주역은 백승경(사진) 이노션 문화공연마케팅팀 부장이다. 그는 “아트마케팅의 역할이 날로 커져 전문적인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기업과 예술계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크리에이티브의 근간인 한국 현대미술을 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쓴 ‘투모로우’에 힘을 보태 예술과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