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임하는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의 취임 선서식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리퍼트 대사는 24일(현지시간) 오후 1시45분 워싱턴DC 국무부 외교접견실인 ‘트리티 룸’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의 주재로 취임 선서식을 가졌다. 선서식은 가족과 지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리퍼트 대사는 케리 장관 앞에서 성경책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한 뒤 한·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밝혔다.
선서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줄을 서서 리퍼트 대사에게 인사를 하는 사이 오바마 대통령이 사전 예고 없이 행사장에 나타났다.
안호영 주미 대사는 “행사장 내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어나서 돌아봤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와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안 대사가 “오늘 저녁 (리퍼트 대사를 위한) 리셉션이 있다”고 했더니 오바마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에게 불고기를 많이 주세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시절인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보좌관으로 일해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외교소식통은 “대통령이 국무부가 주관하는 대사 취임 선서식에 직접 참석한 것은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리퍼트 대사에 대한 애정과 신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워싱턴DC 주미 대사관저에서는 안 대사 주재로 리퍼트 대사 취임 축하 리셉션이 열렸다. 리셉션에는 리퍼트 대사를 비서실장으로 뒀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직접 참석했고,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마이클 쉬퍼 상원 외교위 선임고문 등 50여명이 함께했다.
연설에 앞서 워싱턴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리퍼트 대사는 “서울에 갈 것을 생각하니 상당히 흥분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로 지명된 후 한국에 대해 공부했고, 한국어도 배웠다”며 “한국은 정말 훌륭하고 멋진 나라”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역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세종대왕을 꼽았고, 좋아하는 한국음식으로는 불고기와 비빔밥, 김치 등을 거론했다. 그는 간단한 인사말을 한국어로 건네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의 부인인 로빈 리퍼트 여사는 현재 임신 6개월째로 한국에서 출산할 전망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주한 美대사 취임선서식에 오바마 대통령 깜짝 등장 “리퍼트 대사에게 불고기 많이 주세요”
입력 2014-10-27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