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에서 개발도상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지는 등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세계무역보고서 2014’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무역 증가율은 2.2%로 2012년 2.3%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993년 이후 최근 20년간 연평균 증가율 5.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애초 WTO는 지난해 무역증가율을 2.5%로 전망했었다. 세계 경제가 기대보다도 더 심한 정체 상태에 빠져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유럽의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등이 세계 교역의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진국 주도의 세계 경기가 침체기를 걸으면서 세계 경제에서 개도국의 역할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무역에서 개도국의 비중은 2000년 32%에서 2011년 47%까지 높아졌다. 생산에서도 개도국이 2000년 39%에서 2011년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소득 격차도 축소됐다. 2000년대 들어 선진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0.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개도국은 연평균 4.7%씩 성장했다.
최근 경제·무역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른 글로벌 가치사슬(GVC)에서도 개도국의 역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GVC란 상품이나 서비스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원재료, 노동력, 자본 등이 여러 국가에서 결합돼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WTO에 따르면 선진국·개도국 간의 GVC는 정체 상태인 반면 개도국 간 GVC 관련 교역의 비중은 1998년 6%에서 지난해 25%까지 급증했다.
WTO는 “세계 총수출의 절반이 글로벌 가치사슬과 연관돼 있다”면서 “앞으로 이 비중은 더 커지고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개도국 중에서도 한국 중국 대만 등이 GVC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가장 빠르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WTO는 “GVC는 세계 경제에 낮은 비용으로 편입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도국이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쑥쑥 크는 개도국… 교역비중 절반 육박
입력 2014-10-27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