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우수하거나 열등한 문자는 없다”

입력 2014-10-27 18:19 수정 2014-10-27 02:17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 참가자들이 26일 문자평등을 위한 ‘세계문자 서울선언’을 채택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문자심포지아 제공

문자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세계문자 서울선언’이 채택됐다. 세계문자연구소가 주최한 ‘세계문자심포지아 2014’에서 참가자들은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각 민족은 고유 문자를 이용해 각기 독특한 문명을 이루고 있기에 문자의 다양성 보존은 문명 다양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며 “모든 문자는 자신이 만든 문명에 대해 고유 가치를 지니기에 더 우수한 문자도, 더 저열한 문자도 없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선언문에서 “오늘날 문자 생태계는 세계적 소통의 극대화를 이상으로 삼는 세계화로 말미암아 강대국의 언어로 획일화될 위협을 맞고 있다”면서 “문자는 인간이 자기를 표현하는 존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자를 빼앗는 것은 인간성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반대로 문자 다양성의 보존은 인권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이라며 “건강한 문자 생태계를 만들고 가꾸는 일은 인류 모두에게 중요할뿐더러 반드시 노력해야 할 의무이자 권리”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문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류가 지켜야 할 7개 항목도 제시했다.

선언문은 모든 문자는 평등하며 모든 사람들이 자국의 고유 문자로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야 하고 문자 선택에서 강제와 억압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각국 정부와 전 세계 지식인들은 각국 문자가 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하고 자국 문자사용 장려, 개발도상국의 번역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자와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문자 축제인 세계문자심포지아는 다음 달 2일까지 열린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