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의정부 한결교회

입력 2014-10-28 02:47
경기도 의정부 한결교회 소희선 목사가 지난 22일 서울 경희의료원에서 뇌출혈로 투병 중인 아들 성국씨를 간호하고 있다. 허란 인턴기자
아내는 몸을 긁기 일쑤였다. 긁은 곳은 부어올랐고, 잘 가라앉지 않았다. 그래도 곧 없어지려니 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온몸이 퉁퉁 부은 뒤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왜 이제 왔느냐”며 아내를 다그쳤다. 결과는 희귀성 신부전증. 이미 말기였다. 두개의 신장이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선택의 여지는 많지 않았다. 신장을 이식받든가, 눈을 감는 날까지 투석을 받든가. 2012년 11월 그렇게 아내 임일심(58) 사모의 투병이 시작됐다.

“한 번 망가진 신장은 회복이 안 된다더군요. 투석을 시작하는데 이게 참 사람을 힘들게 해요. 1주일에 3번씩 하는데 2년 동안 내내 바늘을 꽂다 보니 혈관이 다 망가졌어요. 지난 8월 혈관 수술로 투석 통로를 열어놨는데 이게 또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겠네요.”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경희의료원에서 만난 소희선(57·의정부 한결교회) 목사는 아내 이야기를 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내가 병마와 싸우는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이었다.

“1985년 한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자비량으로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교회를 개척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살던 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싶었거든요. 생활은 어려웠죠. 어쩔 수 없이 아내가 살림살이에 돈을 보태려고 유치원 보육교사를 했는데 이때부터 문제가 된 거죠. 피로가 쌓여서 포도막염이 생겼고, 이걸 치료하려고 스테로이드제를 장기 복용하다가 결국 신장이 망가진 거예요.”

그래도 소 목사와 임 사모는 감사를 잊지 않았다. 힘들더라도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러던 지난달 18일 시련이 또 찾아왔다. 신학대학원 졸업논문을 준비하던 큰아들 성국(28)씨가 집에서 쓰러진 것이다. 거실로 나오며 “몸 왼쪽 부분이 말을 안 들어”라고 말한 직후였다.

놀란 소 목사는 성국씨를 곧장 의정부 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병명은 뇌출혈. 치료를 서둘러 출혈은 멈췄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었다. 본태성 고혈압(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이 높은 상태)에 유전성 담낭염으로 원래 심장과 신장이 좋지 않던 성국씨의 몸은 뇌출혈 치료를 견디지 못했다.

“뇌출혈을 치료하면서 각종 약을 썼는데 이게 신장에 무리를 주더군요. 안 그래도 좋지 않던 신장이 더 망가졌죠. 당장이라도 투석을 시작해야 했죠. 아내가 투석으로 고생하는 걸 본 터라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결국 성국씨도 투석을 시작했다. 뇌출혈로 마비된 몸의 재활운동을 시작조차 못한 때였다. 소 목사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용변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들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 결국 소 목사와 성국씨는 두 달 가까이 함께 입원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감사한 일이 많아요. 아들이 아픔을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로 삼더군요. 매일 병실의 다른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새는 아침마다 안아주고 뽀뽀도 합니다.”

소 목사는 아들과 아내를 걱정하면서도 40여명의 성도들 생각에 애를 태웠다. 지난 20일 성국씨를 성모병원에서 경희의료원으로 옮기면서 주일 예배를 인도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수요일과 금요일은 장로님한테 부탁해서 중보 기도모임으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주일 예배는 제가 인도해야 하는데 걱정이 큽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주시지 않을까요. 저는 그저 기도할 뿐입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