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세 소녀 아일린 멀로니는 FMF라는 희소 유전병을 갖고 태어났다. 툭하면 열이 나고 배와 가슴, 관절에 염증이 생겼다. 이 때문에 멀로니는 벌써 여섯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입원도 마흔 번이나 했다. 멀로니는 병 때문에 제대로 운동을 즐길 수 없었지만 꿈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이를 알게 된 미국프로축구(MLS) 뉴욕 레드불스가 멀로니의 꿈을 이뤄줬다.
뉴욕은 25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특별한 선수와 일일 계약을 맺었다”며 “아일린 멀로니가 레드불스와 계약해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소망을 이뤘다”고 밝혔다. 멀로니의 부모와 네 자매는 멀로니가 계약서에 사인하는 모습을 보고 감격했다.
뉴욕은 멀로니에게 로커와 그녀가 좋아하는 골키퍼 루이스 로블레스의 등번호 3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지급했다. 그리고 팀 훈련이 끝난 뒤 멀로니를 위해 미니게임을 했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멀로니는 앙증맞은 모습으로 드리블을 했다. 멀로니를 막던 뉴욕 선수들은 과장된 몸짓으로 넘어지며 기꺼이 멀로니의 드리블을 허용했다. 멀로니는 골문 앞에서 오른쪽 구석으로 공을 차 넣어 그물을 흔들고는 활짝 웃었다.
멀로니의 언니들이 뛰는 뉴저지주 브릭시의 축구팀은 이날 훈련을 취소하고 뉴욕 훈련장을 찾아 열렬히 멀로니를 응원했다.
멀로니의 어머니 섀년은 “딸은 학교, 식료품 가게, 병원에 갈 때도 축구화를 신고 갈 정도로 축구를 정말 좋아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뉴욕 팬인 아버지 래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가족은 더욱 서로를 사랑하게 됐다”며 “아일린은 언니들이 하는 축구를 하지 못했는데 오늘 프로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희소병 5세 미국 소녀, 축구선수 꿈 이루다
입력 2014-10-27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