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고초려 김무성 VS 좌고우면 김태호

입력 2014-10-25 02:00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태호 의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삼고초려’에 나섰다. 김 대표는 24일 오전 11시30분쯤 김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잘 생각해보라”고 복귀를 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이장우 의원 부친상에서 김 의원을 만나 다시 설득했고, 김 의원은 “좀 더 깊이 고민해보겠다”며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의 진심은 시작도 개헌이었고, 끝도 개헌이었다”면서 “개헌을 위해서라도 경제 활성화법을 통과시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위원직을 던져 여야의 각성을 촉구하는 방법이지 않겠느냐”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가 ‘개헌 봇물’ 발언을 거둬들인 데 대한 불만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퇴 당일 저녁을 함께한 김용태 의원은 “본인이 경제 활성화법 통과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으니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최고위원 사퇴를 번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더 우세하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정기국회 기간 경제 활성화법을 처리하지 못하면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사퇴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활성화법이 통과 안 되면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각오를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게도 날 선 말을 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되어 당과 국민에게서 평가받았다는 것은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서 제대로 할 일을 하라는 명령”이라며 “거기에서 벗어나고 안주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비판받을 대상이라면 누구라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 여진은 계속됐다. 한 새누리당 지도부 인사는 “정기국회에서 경제 활성화법안 통과에 도움을 줘야 할 사람이 오히려 최고위원직 사퇴로 당내 분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친박(친박근혜) 좌장 서청원 의원은 “왜 그랬는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