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개선책은… 종목별 쿼터제 도입, 종목도 38개로 축소키로

입력 2014-10-27 02:21
대회 규모 비대화와 과다한 예산 지출, 순위 경쟁 심화, 국민 관심 저하 등의 문제로 비난받고 있는 전국체전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대한체육회는 지난 8월 이사회를 열고 100회를 맞는 2019년부터 대회 방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가장 중요한 골자는 종목별 쿼터제를 도입해 44개 종목을 38개로 축소키로 했다. 올림픽에 포함되는 수영, 양궁, 육상, 배드민턴, 농구, 복싱, 카누, 사이클, 승마, 펜싱, 축구, 골프, 체조, 핸드볼, 하키, 유도, 근대5종, 조정, 럭비, 요트, 사격, 탁구, 태권도, 테니스, 트라이애슬론, 배구, 역도, 레슬링 등 28개 종목은 전국체전의 38개 종목에 자동으로 포함된다. 나머지 10개 종목은 대회 개최지가 5개 종목을 선택하고, 대한체육회가 나머지 5개 종목을 확정한다.

앞으로 전국체전 개최 희망 시·도가 유치신청서에 최대 8개 종목을 지정해 제출하면 대한체육회는 전국체전 운영평가회의에서 종목의 당위성과 운영 계획, 선수육성 계획 등을 듣고 시·도 체육회와 가맹경기단체 투표로 5개 종목을 확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비올림픽 종목 가맹단체들 사이에 전국체전 참가를 위해 경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대한체육회는 전국체전 고등부의 경우 올림픽 종목이라도 체급이나 부문을 줄일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윤옥상 경기운영부장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종목을 우선으로 체전을 열어 과다한 종목 수를 줄이고, 시도에서는 잘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자는 실리적인 측면에서 개선안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종목 쿼터제 이외에 기초종목인 육상과 수영에서 기준기록을 도입하는 한편 체전 메달의 포인트 점수도 고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의 개선 방식이 현재 전국체전의 문제를 치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준 높은 국내외 스포츠를 많이 접해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에게 전국체전은 여전히 흥미를 끌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매년 치르는 현행 방식 대신 중국처럼 4년마다 치르거나 캐나다처럼 2년에 한 번 치르면 선수들의 질도 높아지고 그만큼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제안도 있다.

또 전국체전이 국민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생활체육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류태호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엘리트 스포츠 선수 위주의 전국체전은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생활체육 선수들도 참가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디비전을 나눠 경쟁도록 하면 문제가 없다”고 제안했다. 이어 “생활체육 선수들까지 가세해서 전국체전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데, 이는 종목을 지자체별로 분산시켜 개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자체마다 사용되지 않는 경기장들이 많은 만큼 지자체의 재정적 부담도 덜고 스포츠에 대한 국민의 접근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