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늘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덩달아 나이가 들면 자연히 찾아오는 노인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무릎관절은 우리 몸의 무게를 지탱하며 움직임을 떠맡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경을 더욱 많이 쓰는 부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무릎관절이 아파 병원을 찾은 환자가 연평균 3.2%씩 증가했다. 퇴행성관절염을 개선, 노년기 삶의 질을 높이려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점진적으로 손상되거나 퇴행성으로 변화해 제구실을 못함에 따라 관절이 붓고 통증도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무릎, 어깨, 팔, 엉덩이, 손·발가락 관절에 생긴다.
다리 근육이 많지 않고 관절 크기도 작은 여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해부학적으로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각도가 남성보다 커 무릎 부위가 O자형으로 휘고, 그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촉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진행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뉘며 단계별로 치료법이 달라진다. 연골손상이 경미한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리며 아프다. 이때는 약물과 운동·식이요법, 주사요법 등 비교적 가벼운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기 이상으로 관절염이 악화되면 주사치료만으론 효과를 보기 어려워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 면을 다듬거나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시술을 먼저 한다. 그래도 개선되지 않고 계속 아프거나 O자형으로 무릎이 휘었을 때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치환술이란 심하게 손상되어 못 쓰게 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문제는 수술비다. 건강보험 가입자라도, 한쪽 무릎 본인부담액이 250만∼300만원에 이른다. 양쪽 무릎관절을 모두 인공관절로 바꾸면 600만∼700만원이나 든다. 수술 후 입원기간이 길어져 100만원 정도의 병실료 및 간병비가 더 들게 되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 대상자에 저소득층 환자들이 많은 이유다. 돈이 없어 치료를 미루다 시기를 놓치고, 병세는 더욱 깊어져 인공관절 수술 외엔 다른 방도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데도 돈이 없어 수술을 못 받는 환자들이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보건의료사업단(단장 나병기)이 내년 봄까지 펼치는 불우 노인 인공관절수술비 지원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대한노인회는 국내 관절질환 전문병원들과 협약을 맺어 지난 5월부터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불우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치료를 돕고 있다. 이 캠페인은 내년 4월까지 계속된다.
나병기 보건의료사업단장은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노인이 10명 중 8명에 이르고, 수술비 부담 때문에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생활하는 이들도 많아 인공관절 수술지원 사업을 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인공관절 수술비를 지원받으려면=대한노인회 보건의료사업단 상담전화(1661-6595)나 우편(서울시 서초구 방배로43, 인공관절 수술 후원 캠페인 담당자 앞) 또는 이메일(ok6595@naver.com)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환자 가족이나 각 시·군·구청의 담당 사회복지사의 대리신청도 가능하다. 지원 대상이 되는지는 접수 1주일 뒤부터 신청 순서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심사를 거쳐 개별적으로 안내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골골 무릎, 팔팔하게… 지팡이 돼 드려요
입력 2014-10-27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