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의료원이 베트남과 이라크, 중국 의료시장에 진출하고 외상센터, 암센터, 심뇌혈관센터 등 3개 특성화센터를 집중 육성해 향후 10년 동안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아주대의료원은 특히 다른 병원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베트남과 이라크 지역에 진출, 병원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아주대의료원은 최근 개원 20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향후 발전계획을 담은 10년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유희석(59)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만나 그동안 아주대의료원의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포부를 들었다.
유 의료원장은 1979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옥포대우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거쳐 미국 오하이오대 제임스 암센터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 일했다. 1994년 아주대병원 개원과 동시에 귀국해 줄곧 산부인과에서 부인암 환자를 돌봤다. 이후 교육수련부장, 연구지원실장, 병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3월부터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개원 20주년 아주대의료원 현주소는?
“아주의대·의학전문대학원은 한마디로 ‘규모는 작지만 연구 역량이 아주 뛰어난 대학’이다. 의사시험 합격률 국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교수 1인당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등재 학술지 논문게재 실적 순위는 전국 4위, 연구비 수주 능력은 전국 6위를 기록 중이다. 그만큼 연구역량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2006년 이후 외부지원 연구비도 해마다 200억∼300억원씩 수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3년만 해도 연간 154편에 불과했던 SCI급 논문이 2013년 기준 연간 496편까지 늘었다.
아주의대는 또한 미국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와 플로리다대, 일본 게이오대, 이탈리아 다눈치오대 등 세계 90여개국 의대와 협약을 맺고 해외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국제감각을 익히고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역량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다.
병원도 지난 20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개원 당시에는 843병상, 하루평균 외래환자 2500명 정도 수준이었다. 지금은 1098병상, 하루평균 외래환자 4500명 규모로 성장했다. 연면적도 1994년 10만8708㎡(3만2884평)에서 현재 16만1614㎡(4만8888평)로 49% 증가했다.
아주대병원은 국내 인증평가는 물론 2011년과 2014년,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거푸 받는데도 성공했다. 이는 지금 아주대병원의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의 질이 세계 어디 내놔도 국제 수준에 부합된다는 뜻이다.
해적들에게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치료를 통해 중증외상 치료의 메카가 된 권역외상센터도 자랑거리다. 아주대의료원은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아주대의료원은 전국 종합병원 진료실적 순위 7위에 올라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 및 해외진출 계획은?
“아주대병원은 개원 초부터 오산·평택 미 공군병원과 상호협력하고 있다. 용산 미 육군 121병원과도 협력관계를 맺어 24시간 외국인 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 수는 연인원 9000여명에 이른다. 삼성병원이나 세브란스병원에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실적이다.
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동안 연마한 선진 의술을 동남아시아와 중동지역에 수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대우재단 지원으로 베트남의대 부속병원 의사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최신 의술을 전수하고, 하노이 신도시에 종합병원을 세워 직접 운영하려는 계획은 그 중 한 예일 뿐이다.
한화그룹과 손잡고 인구 약 50만명 규모로 건설되는 이라크 신도시 비스마야 지역에 의료진을 파견, 의료한류의 중심에 서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라크 정부가 이곳에 1000병상 규모 종합병원을 짓기로 하고 우리에게 운영을 요청해 협의 중이다. 다음 달부터는 현지에 소규모 진료소를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중국 의료전문 기업과 공동으로 베이징과 옌벤 중심지에 종합건강검진센터를 건립, 운영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측이 병동을 지으면 우리가 시설과 의료진을 포함한 검진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연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단기 발전계획 등 미래 청사진은?
“우선 2024년까지 10년 동안 가장 안전하고 친절한 환자중심 병원, 대한민국 의료교육을 선도하는 기관, 국제적 수준의 연구 역량 배양, 암과 심뇌혈관질환 및 외상진료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병원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년 가을쯤 권역외상센터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독립 병동으로 완공된다. 이 센터가 문을 열면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가 도착 즉시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장례식장도 내년 5월까지 새로 꾸민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에 빈소 12개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선진형 장례문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원시 광교 신시가지에 외국인 및 지방 환자들을 위한 메디텔과 새 병원 등을 건립하는 광교프로젝트를 고려하고 있다. 환자안전과 의료 서비스질 향상을 통해 사고 및 분쟁의 여지를 없애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작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아주대의료원 유희석 의료원장 “동남아·중동지역에 진출… 제2도약 일군다”
입력 2014-10-27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