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인구밀집도시이자 상주인구만 840만명이 넘는 뉴욕에서 첫 에볼라 감염 환자가 발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보건 당국은 특히 감염자가 지하철과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으며, 감염자와 자주 접촉한 주변 사람이 3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추가 감염자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서아프리카를 방문한 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상을 보인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가 정밀검사 결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스펜서는 39.4도의 고열과 소화장애 증상을 보여 이날 오전 11시쯤 맨해튼 동북부의 할렘 지역에 있는 자택에서 응급차에 실려 인근 벨뷰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뒤 격리 조치됐다. 그는 에볼라를 치료한 의사들을 위한 매뉴얼에 따라 스스로 매일 2회 체온을 재왔으며, 고열이 확인되자 스스로 응급차를 불렀다.
뉴욕시 보건 당국은 또 스펜서의 약혼녀를 격리했으며, 가깝게 접촉했던 또 다른 친구 2명도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펜서는 특히 입원 전날 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을 타고 볼링장에 갔으며 돌아올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뉴욕시 당국은 “입원 전날에는 에볼라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에볼라가 감염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은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시 당국은 스펜서의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로 그의 동선을 추적하며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이로써 미국의 에볼라 확진 환자는 4명으로 늘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텍사스에서 첫 에볼라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이 양성반응을 보인 뒤 치료 도중 사망했으며, 간호사 2명이 추가로 감염돼 치료 후 현재 회복 중에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응급의학과 의사인 스펜서는 ‘국경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기니에서 에볼라 환자들을 돌보다 임무가 끝나 지난 14일 기니를 떠났으며 벨기에 브뤼셀 공항을 거쳐 17일 뉴욕 JFK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뉴욕에도 에볼라 공포
입력 2014-10-25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