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6개월이 지나면서 선체 인양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선체 인양 불가 입장을 고수해 온 실종자 가족들이 조만간 인양과 관련한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종자 가족들이 인양키로 의견을 모으더라도 선체 규모와 해저 상황 등을 볼 때 실제 인양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청에서 법률대리인 배의철 변호사를 통해 “최후의 수색방안 중 하나로 세월호 인양을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인양을 포함한 모든 가족 결정사항을 전체 9가족(10명 실종자) 3분의 2 다수결로 결정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만 정했고, 가족들 간에 좀 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가족들도 인양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3분의 2 다수결 안에 8가족이 찬성했고, 1가족은 만장일치로 의결하자는 안을 내놓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만간 실종자 가족들이 세월호 인양에 대한 결과를 내놓아도 인양작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
2010년 3월 침몰한 1220t급 천안함을 인양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당시 천안함은 선체가 두 동강 나 인양작업의 중량도 반으로 감소한 상태였다. 함미 인양이 사건 발생 21일 만에, 함수 인양은 30일 만에 이뤄졌다.
6825t급 세월호는 무게가 천안함의 5배가 넘는다. 선체가 두 동강 난 천안함 한쪽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의 무게다. 여기에 사고 당시 배 안에 실려 있던 차량 등 많은 화물이 있는 데다 배안의 바닷물 무게까지 감안하면 1만t 이상의 무게가 나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세월호를 인양하려면 거꾸로 뒤집힌 선체를 곧바로 세운 뒤 들어 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V자 형태의 선박 구조 때문에 선박을 거꾸로 들어 올렸다가는 인양과정에서 추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 지점의 수심이 최고 37m로 천안함 침몰 수심(25m)보다 무려 10m 이상 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선체 인양에 필요한 체인작업을 해야 하는 잠수사들이 통상 일할 수 있는 최대 수심 30m를 넘어서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해역은 물살이 센 곳이어서 물살이 약해지는 정조시간(6시간 주기로 1시간) 때의 작업을 감안하면 하루 작업시간은 4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이런 환경을 감안하면 인양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세월호 반년 세월… 인양 논의 본격화
입력 2014-10-25 0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