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성CEO 열전] (40·끝) 퓨전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쿱앤쿡 이지아 대표

입력 2014-10-27 02:08
이지아 대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비즈니스 선교를 꿈꿔 왔다. 쿱앤쿡은 바로 그런 곳이다. 이 대표는 “수익금의 10분의 1 이상을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불우 이웃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쿱앤쿡 간판 메뉴인 ‘랍치킨’의 맛과 질을 평가하는 이 대표와 직원들. 강민석 선임기자
레스토랑 시장은 많은 기업이나 개인 사업가들이 도전장을 내밀지만 성공하기 쉽지 않은 대표적 레드오션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레스토랑 맞은편에 새로운 브랜드의 레스토랑이 들어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쿱앤쿡(coupncook) 이지아(39) 대표는 퓨전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이 시장에서 흔치 않은 토종 브랜드로 이름을 알린 기독 여성 CEO다.

“친구들을 따라 네다섯 살 때부터 교회에 다녔어요. 사춘기였던 중학교 2학년 때 기도 중에 주님을 뜨겁게 만났던 기억이 나요. 성령의 불을 받았다고 할까요. 이후로 찬양하고 울며 기도하는 믿음생활을 계속했어요. 하나님의 자녀가 되니 모든 것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늘 도전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어요. 실수를 해도 하나님이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쿱앤쿡 본점인 서울 신천점에서 만난 그는 “아버지가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셨다”고 털어놨다. 집안이 원래 불교를 믿었던 것이다. 그래도 교회에 계속 출석하자 아버지는 “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를 내곤 했다.

“한번은 아버지가 교회에 다녀온 저를 화장실 욕조에 밀어넣고 얼굴에 물을 끼얹은 적이 있어요.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기억이 있던 터라 저도 모르게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때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드린 기억이 나요. ‘아버지, 저는 죽어도 괜찮습니다. 천국에 가니까요. 아버지도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라고 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당돌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이 대표는 중·고교 시절 새벽기도를 다닐 때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새벽예배에 참석하려면 건널목을 건너야 했다. 헌데 그 길에는 삼촌뻘 되는 불량스러운 아저씨들이 몰려 있곤 했다. 겁이 날 때마다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교회 가는 길에 안 좋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세요. 길목에서 신호등을 기다려야 하는 때가 가장 위험하오니 제가 그 길을 건널 때 멈추지 않고 곧장 교회로 달려갈 수 있도록 신호등을 항상 파란불로 만들어 주세요. 그리하면 제가 안전하게 새벽예배를 갈 수 있겠습니다.”

멀리서 빨간불이 보이면 이렇게 속으로 외쳤다. “그리스도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니, 신호등아 바뀌어라.” 그러면 신호등은 이내 파란불로 바뀌었고 안전하게 새벽예배에 다녀올 수 있었다.

그는 “뼛속까지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아직 믿음과 인격이 많이 부족하지만 매일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의 축복을 받고 있다고 간증했다.

즐겨 암송하는 성경 구절은 이사야 60장 1∼3절 말씀이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

“저는 ‘비즈니스 선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도 손수 텐트를 만들어 팔면서 선교활동을 하셨다지요. 사도 바울처럼 비즈니스를 하며 온 천하에 복음을 전하고 싶어요. 꼭 비즈니스를 성공시킬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사업체의 매출과 이익을 지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는 교회에 내는 십일조 외에 순이익의 십일조도 드리며 국내외 선교 및 결식아동을 돕고 있다. 앞으로 ‘나눔재단’을 설립해 예수님의 사랑을 베푸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일에도 열심을 내고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기업을 만들려 한다. 쿱앤쿡 직원들은 매주 월요일 오전 함께 모여 기도회로 한 주를 시작한다.

그는 “하나님의 자녀답게 정직함을 바탕으로 영업하고 싶다”면서 “가맹점과 회사가 서로 힘을 모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헌신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직 미혼인 그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같은 비전을 갖고 복음을 함께 전할 수 있는 착한 남자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조금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을 졸업한 뒤 외국계 판매유통 전문회사에서 3년 동안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당시 월 100만원의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출발해 판매팀장으로 승진하며 연 2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렸다. 필리핀 선교를 갔던 체험을 바탕으로 약 5년간 필리핀에서 어학원과 유학원, 여행사를 경영했다. 이후 통신회사의 대표이사를 대행했고, 보험사에 스카우트돼 부지점장도 지냈다. 2011년 IT(정보기술) 솔루션 개발 업체인 ㈜글로셜베이를 설립했고, 서울 강남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기도 했다.

‘쿱앤쿡’은 ‘요리의 쿠데타’를 의미한다. 맛으로 승부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건강도 챙기는 레스토랑이 되고 싶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그래서 수년간 연구하고 개발한 음식이 바로 ‘약돌 생닭’이다. 이 닭은 거정석(pegmatite·약돌)을 배합한 사료로 사육한 닭으로 지방 함량이 낮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자체적으로 짠맛을 갖고 있어 최근 문제가 된 ‘염지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가슴살까지 쫄깃하고 맛과 향이 좋다. 이 대표는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보다 유통 과정을 단축해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모바일 앱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마케팅과 포인트 적립, 쿠폰 발행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지아 대표

1975년 대구 출생. 1998년 천안외국어전문대학 노어과 졸업. 2000년 ㈜CMC어학원 대표이사, 2007년 ㈜유비엠 대표이사 대행, 2008년 ㈜LIG 법인팀장 역임. 2011년 ㈜글로셜베이, 2013년 ㈜쿱앤쿡 설립. 현 ㈜글로셜베이 대표이사, ㈜쿱앤쿡 대표이사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