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진짜사나이’ 되기 전 마지막 불꽃

입력 2014-10-25 00:44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반드시 가야하는 군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도 군 입대를 앞둔 선수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 출전한 LG 트윈스의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27)은 포스트시즌을 끝내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할 계획이다.

2010년 LG에 입단한 신정락은 잦은 부상으로 대형 유망주라는 기대를 밑돌다가 지난해 9승 5패를 거두며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올해도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이달 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노히트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사상 첫 ‘팀 노히트노런’의 디딤돌을 놓았다.

신정락은 준PO 미디어데이에서 선수 대표로 나올 정도로 양상문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실제 양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LG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로 신정락을 꼽았다. 이에 신정락은 준PO에서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대기했다. 준PO 2차전에선 구원투수 나와 ⅔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신정락은 “포스트시즌에서 어느 자리에서 뛰든 팀에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군 입대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시즌인 만큼 좋은 결실을 맺고 떠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NC 외야수 권희동(24)도 포스트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한다. 권희동은 NC의 첫 1군 시즌이던 지난해 121경기에 출장하며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에는 주전 외야수에서 밀려났지만 결정적 한 방이 있기 때문에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해냈다.

NC 주장 이호준은 “권희동이 미치면 팀 분위기가 산다”며 “한방도 있고 찬스에 강한 선수”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권희동은 “올 시즌이 끝나면 군대를 가기 때문에 야구를 더 잘 하고 싶었다”며 “꿈에만 그리던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서 기쁘기 그지없었다. 가을야구를 하고 군대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희동과 함께 상무에 입대하는 전문 대주자 이상호(25·NC)도 자신의 빠른 발을 포스트시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입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상호는 한 점이 소중한 순간 도루를 하고, 한 베이스씩 더 가는 NC ‘발 야구’의 핵심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헌곤(26)은 올 시즌 최형우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말끔히 메우고 팀의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제 한국시리즈 제패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상무에 입대하겠다는 각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