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옆에 있는 아르코미술관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1974년 인사동 근처의 덕수병원 건물을 빌려 ‘미술회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시작한 후 79년 김수근의 설계로 현재 위치에 신축 개관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의 아르코미술관은 국·공립과 사립 미술관 가운데 한 장소에 가장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전시공간이다.
40주년을 기념하는 ‘1974-2014 아르코미술관 특별전’이 11월 30일까지 열린다. 전시 주제는 ‘미술을 위한 캐비닛, 아카이브로 읽는 아르코미술관 40년’. 아르코미술관과 예술자료원이 소장해온 각종 자료 가운데 450여점을 공개한다. 이를 통해 아르코미술관의 역사뿐 아니라 7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제도권 미술계의 변모와 지형도 등을 살펴본다.
아르코는 개관 이후 2000여회의 전시를 열었다. 창작 발표 공간이 부족했던 70∼80년대에는 저렴한 대관료로 작가들에게 전시 장소를 제공하고 미술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90년대를 거쳐 2002년에는 이름을 마로니에미술관, 2006년에는 아르코미술관으로 바꾸고 ‘한국현대미술 신세대 흐름 전’ ‘중진작가 초대전’ 등 기획 전시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주요 전시와 잊혀지거나 사라졌던 프로젝트에 대한 예술인 인터뷰 등의 자료를 선보인다. 70∼80년대 작가들의 활동을 재조명하는 ‘만남의 미학’, 90년대 신세대 미술의 이슈를 살피는 ‘시간표도 없이, 깃발도 없이’, 2000년대 이후 미술의 복합적인 기능을 조명하는 ‘문화적 복합체, 전시’ 등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아르코는 지난 40년간 미술의 중심이 통과하는 자리에 항상 있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한국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딱딱하고 어려운 전시 컨셉트로 젊은 관람객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대학로의 공연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썰렁한 미술관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40돌 미술관서 현대미술 40년을 본다… 1974-2014 아르코미술관 특별전
입력 2014-10-25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