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곡지구에 4조 투자 국내최대 연구단지 조성

입력 2014-10-24 03:54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서 열린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서 축하공연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차세대 융복합 연구단지로 2020년까지 4조원이 투자돼 축구장 24개 크기의 연구동 18개가 만들어진다. 앞줄 오른쪽부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 대통령, 구본무 LG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동희 기자
시장을 뒤흔드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은 영역과 경계를 파괴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각국의 기업, 학계, 정부기관은 재빨리 ‘융합’과 ‘복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융복합연구에 뛰어들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농사를 짓던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단지(조감도)가 둥지를 튼다. LG그룹은 2020년까지 4조원을 투자한다.

LG는 23일 마곡지구에서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을 열고 첫 삽을 떴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공식에 참석해 “경제 혁신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기업과 민간의 적극적 참여와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공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 구본무 LG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5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덩치부터 다르다. 부지는 축구장 24개 크기로 17만여㎡(약 5만3000평)에 이른다. 완공되는 2020년에는 연구시설 18개동이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연구단지의 연면적은 111만여㎡(약 33만7000평)에 이른다. 연면적 기준으로 보면 L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R&D시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LG전자 서초 R&D캠퍼스의 약 9배다. LG그룹 본사 사옥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배 크기다.

연구동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0개 계열사의 연구조직이 들어온다. 2017년 1단계 준공 이후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전자·화학·통신·에너지·바이오 분야의 연구인력 총 2만5000여명이 이 공간의 주인이다.

LG그룹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연구인력을 이곳에 모으면서 생길 ‘플러스알파(+α)’에 주목한다. 각종 기술을 붙이고, 섞으며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계열사는 물론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외부의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접목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계열사뿐 아니라 중소기업, 벤처, 학계 등 외부의 지식·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엮어내는 창조경제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LG그룹은 과제 특성에 따라 언제든지 연구동 내부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유연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한다. 연구단지 중심부에는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동실험센터와 통합지원센터를 만든다.

특히 첨단 에너지 솔루션 기술을 총동원해 ‘친환경 에너지 절감형 연구단지’를 지을 방침이다. 단지 내에는 전기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운행한다. 연구동 옥상에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다. 7000여개의 태양광 모듈은 시간당 약 3㎿의 전력을 생산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값싼 심야전기를 저장했다가 주간에 냉난방용으로 쓴다. LED 스마트 조명, 지열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 등도 도입한다.

LG 관계자는 “융복합 연구 기반의 제품·서비스 개발과 시장 발굴로 연간 고용창출 약 9만명, 생산유발 약 24조원의 경제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