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위해 작은 성극 준비했어요

입력 2014-10-25 00:46
작은 교회의 문화사역 지원을 위한 오병이어 페스티벌이 11월 한 달 동안 서울 강남구 논현로 바라아트홀에서 열린다. 3인극 ‘초대’의 한 장면. 극단 예배자 제공
‘맞춤형 전도’를 위한 뮤지컬 ‘회심’ 포스터. 극단 예배자 제공
‘맞춤형 전도’를 위한 기독교 공연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이들 공연의 특징은 소극장용이라는 것이다. 특히 무대를 옮겨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소수의 배우와 소박한 디자인으로 무대를 구성했다.

‘오병이어 페스티벌’은 11월 한 달 동안 서울 강남구 논현로 바라아트홀에서 열린다. 작은 교회를 세우는 게 목적이다. 한국기독공연협회에 소속된 4개 기독교 극단이 뭉쳐 성극을 통해 작은 교회의 문화사역을 돕는 프로젝트다. 3회째를 맞는다. 첫 페스티벌은 성탄절에서 사라지는 그리스도를 일깨우자는 주제였다. 두 번째는 자살예방이었다. 올해는 작은 교회의 문화사역을 지원하고 3인극 성극 보급의 기회로 삼자는 취지로 열린다.

극단 느낌은 11월 3∼9일 ‘천국을 다녀 온 소년’을, 예배자는 10∼16일 ‘초대’를, 지구촌은 17∼23일 ‘하늘 소망’을, 기꺼이 HOLY THEATRE는 24∼30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각각 공연한다. ‘천국을 다녀 온 소년’은 어느 날 갑자기 고난이 찾아온 목회자의 가정을 소재로 한다. 이름 모를 병에 걸린 아들은 위기를 겨우 넘기고, 사경을 헤맬 때 자기가 다녀 온 천국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들려준다.

‘초대’란 작품은 은사가 믿었던 하나님을 제자가 뜨겁게 만나는 내용이다. ‘하늘소망’은 북한에서 힘겹게 믿음 생활을 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남한에서 편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를 반성하게 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 단편 소설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걱정하고 탄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한번쯤 돌아볼 이야기이다.

또 오병이어 페스티벌이 눈길을 끄는 건 시설이 미비한 작은 교회의 공연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3인극으로 준비했다. 최소한의 무대로 기획과 제작이 가능하다. 개척교회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극단 느낌의 김종성 단장은 “작은 교회에 문화사역 방향과 콘텐츠를 제시하고 싶었다”며 “페스티벌 이후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교회에서의 주민 초청 공연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문화행동 아트리는 1.1.1. 프로젝트로 뮤지컬 ‘회심’을 준비했다. 1.1.1. 프로젝트는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로’란 슬로건 아래 뮤지컬을 보면서 전도를 한다는 것이다. 11월 1∼11일 서울 서초구 충신감리교회에서 회심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극심한 박해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로마 기독교인을 통해 변화된 한 배우의 삶을 그렸다. 로마 황제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기배우 게네시우스는 더 좋은 연기를 위해 기독교의 진리를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여동생을 전도한 여전도자와 논쟁한다. 여전도자는 끝까지 믿음을 지키다 황제 앞에서 순교한다. 여전도자의 죽음은 씨앗이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의 회심을 불러일으킨다. 게네시우스는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기독교인들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워진다. 그는 말씀을 연구할수록 부인할 수 없는 진리에 부딪히게 되고,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일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마지막이 될지 모를 무대에 오른다.

아트리 박정민 제작감독은 “로마황제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고 순교한 극중 주인공을 보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잠자던 자신의 믿음생활에 불씨를 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