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2.8초마다 “도와줘요,119!”

입력 2014-10-24 03:05

지난해 서울 시민들은 12.8초에 한번꼴로 119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119 본래 목적인 화재, 구조, 구급 신고는 줄어든 반면 동물안전, 문 개방 등 생활 편의적인 신고는 늘었다. 대신 허위장난 전화는 크게 줄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119서울종합방재센터가 총 247만459건의 신고를 처리했다고 23일 밝혔다. 하루 평균 6768건이 처리된 셈이다.

유형별로는 구급이 45만2335건으로 가장 많고 구조, 화재, 동물안전, 벌집처리, 소방시설, 문 개방 등의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구급 8120건, 화재 4786건, 구조 3930건이 각각 줄어든 반면 동물안전 1844건, 문 개방 373건이 각각 늘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최근 10년간(2004∼2013년) 119서울종합방재센터에 접수된 신고를 분석한 결과, 단순 건강·안전상담 등 기타문의가 1184만308건(4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핸드폰 오접속·무응답 등이 844만8044건(31.4%), 구급 421만3020건(15.7%), 구급상황관리센터(응급처치지도 및 당번 병원·약국 안내) 62만756건(2.3%), 경찰 등 타 기관 통보 58만9594건(2.2%), 구조 43만5590건(1.6%), 화재 33만443건(1.2%) 순이었다.

10년새 화재는 47.4% 줄고 구조와 구급은 각각 55.9%, 26.2% 증가한 것이다. 생활안전 신고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과 2013년을 비교하면 문 개방은 1.9배, 동물안전 4.2배, 벌집처리 8.6배 증가했다. 허위장난 전화는 2004년 5711건에서 지난해 183건으로 급감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119 전화가 걸려오면 자동으로 위치가 조회되고 조회사실이 문자로 발송된다”며 “시민의식 수준이 향상된 것도 있지만 위치조회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허위장난 전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요원들이 뽑은 가장 황당한 신고 사례는 아이가 숨넘어간다는 다급한 신고를 받고 구급차를 출동시켰더니 강아지가 원인으로 밝혀진 것이다. 건물 화장실에서 용변 후 화장지가 없으니 가져다달라거나 방에서 대변을 봤는데 거동을 못하니 치워달라는 신고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요원들이 보람을 느낀 경우도 많았다. 여관에서 자살하겠다는 여성을 상황요원이 통화를 지연시키고 구조대를 출동시켜 구조한 사례와 한강에 투신하겠다는 20대 젊은이에게 ‘부모님을 생각해보라’고 설득해 마음을 돌리게 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