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당시 이라크에서 무차별 총기난사로 민간인들을 숨지게 한 미국 용병업체 직원들이 7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다.
워싱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경호업체 블랙워터(Blackwater) 소속 직원 4명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특히 배심원단은 무차별 살상 사건의 주범으로 기소된 니컬러스 슬래턴에게 적용된 1급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또 공범인 폴 슬라우, 에번 리버티, 더스틴 허드의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슬래턴은 최고 종신형, 나머지 3명은 30년 이상의 장기형에 각각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직원들은 2007년 9월 16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니수르 광장에서 미국 외교 차량에 대한 경호업무 도중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이라크 민간인 14명을 살해했다.
블랙워터 직원들은 당시 AK-47 소총이 발사되는 소리를 들었으며 차량 폭파테러 위협이 있다고 판단해 정당방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총기 난사에 합당한 이유가 없으며 민간인들에 대한 명백한 비인도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AFP는 법정에서 공개된 문서를 인용해 슬래턴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지인에게 “9·11테러의 보복으로서 가능한 한 많은 이라크인들을 죽이기 원한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당시 사건으로 중동에서 반미 감정이 들끓었으며 이후 미국이 이라크전을 수행하는 데도 큰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변호인 측은 “평결이 잘못됐고 항소할 이유가 많다”며 항소 방침을 분명히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라크전 민간인 살상 美경호업체 직원들 ‘유죄’
입력 2014-10-24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