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볼라 의료진 파견과 국내안전대책 함께 모색해야

입력 2014-10-24 02:30
우리 의료진의 에볼라 발생 지역 파견을 앞두고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파견 당사자들인 의료진이 먼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에볼라 공포가 국내에도 상륙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2일 의료진 파견과 관련해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철저한 사전교육과 반복적 훈련이 필요하고 감염 예방을 위한 안전 매뉴얼이 신속히 보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하면 치료를 맡는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4명이 최근 사표를 내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의료원 측은 이들 간호사가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이 아니라 심리적·육체적 피로가 누적된 탓에 사표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당국의 대응 실태는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의료진 감염의 주원인인 보호장비 탈의 교육을 전담할 전문 인력이 없다는 점이 의료진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의료진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에 파견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격리병원 관리 소홀 등 국내 방역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적지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격리지정병원의 격리병실 가운데 운영 가능한 곳은 극소수이거나 시설이 미비해 수용이 불가능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 의료의 위상과 인도주의 차원에서도 국내 의료진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파견에 앞서 안전성에 대한 확실한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그럴 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에 하나 에볼라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국내에 완벽한 격리 치료시설과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방역체계와 방역장구 전반에 대해 철저한 점검을 해야겠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확인되지 않은 공포의 확산이다. 방역 당국은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에 휩싸이지 않도록 주도면밀한 안전 계획을 세우고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알리는 등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