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으로 볼 때 한국교회는 문제가 너무 많고 어떤 면에서 소망마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나라를 방문해 교회를 자세히 살펴보고 사람들을 만나 보면 결국 세계선교의 핵은 한국교회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소명을 주시고 역사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별나게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한국 신앙인들을 통해 아시아를 복음화하시고 세계를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품으시려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 케이팝의 성장은 하나님의 의미심장한 움직임 중 하나의 현상이다. 이처럼 선교가 이전보다 수월해지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날 교회가 지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결국 소망 자체가 공중분해될 수도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우리의 교회가 거룩함을 잃어버리고 세속화되었기 때문이다. 중세시대처럼 교회가 주님의 종이 아닌 물질과 세상의 종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1919년 당시 1%밖에 안 되는 20만명의 한국 기독교인들이 민족의 짐을 지고 갔다. 독립운동의 깃발을 들고 민족을 선도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이전의 한국교회는 복음을 더 귀하게 여겼으나 이제는 금과 은을 더 귀하게 여기는 상황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회개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부흥은 회개와 온전한 헌신의 부산물이다. 장 칼뱅의 말처럼 기독교인들은 거룩한 삶으로 세상 앞에서 신앙의 힘을 입증해야 한다. 값싼 은혜가 판치고 있는 이 시대, 신앙인들은 정직한 영을 회복해야 한다.
다윗의 7개 시 중 하나에는 이전에 없던 고백이 나온다. 그도 비교적 먹고 살기가 괜찮을 때 나태함과 음탕함에 빠진 적이 있다. 살인교사죄를 저질렀다. 의도적인 죄가 은폐되는 듯했으나 하나님은 나단 선지자를 통해 “그건 너!(It is you!)”라며 다윗의 죄를 지적했다. 다윗은 곧바로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인천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장이 무감독 시험을 실시했다. 시험 결과 감독할 때와 같이 10명이 낙제했다. 그런데 그 교장은 종례식 때 그 아이들을 불러내 “너희들은 우리 학교의 양심이다”라고 했다. 왜 그랬을까. 무감독이라 커닝을 할 수 있었는데도 커닝을 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말한 것이다.
이제라도 갱신의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 다윗처럼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 달라고 말이다. 그런 마음을 다시 창조해 달라고 구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께서만 이러한 창조를 하실 수 있다.
“내가 입을 열지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빠져서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시 32:3∼4) 시편 기자는 자신의 뼈가 녹았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한다. 오직 성령 하나님의 역사가 있어야 죄를 깨닫고 진정으로 기도할 수 있다. 1907년 1월 14일 길선주 목사가 “나는 도적놈”이라며 회개했다. 죽어가는 친구가 유산을 처리해 달라고 했는데 관리하던 중 그가 돈에 손을 대었던 것이다. 그의 회개가 평양 전체 교회와 한반도에 퍼졌다.
이제라도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자.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자. 거룩함의 회복, 이것이 한국교회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다.
김도일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과)
[시온의 소리-김도일] 거룩함을 회복하라!
입력 2014-10-24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