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 미디어데이에서 “브래드 스나이더가 깜짝 활약을 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스나이더는 그 믿음에 보답하며 준PO에서 연일 맹타를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겨주고 있다.
LG 양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LG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 열린 준PO 2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4대 2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거둔 LG는 PO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놓게 됐다.
2차전 LG 승리의 일등 공신은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였다. 스나이더는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에릭 해커를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스나이더는 준PO 1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사실 스나이더는 정규시즌에는 변화구 적응 문제 등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정규시즌 성적은 37경기에서 타율 0.210, 4홈런, 17타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스나이더를 믿었다. 스나이더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가 배트 스피드가 늦었다. 이에 양 감독은 계속해서 스나이더와 면담을 하며 “기다리는 것은 얼마든지 할테니 편하게 하라”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준PO를 앞두고는 눈 상태를 점검하고 시력을 교정하는 렌즈를 새로 맞춰주기까지 했다. 양 감독은 “제일 기다렸던 스나이더의 홈런이 나와서 분위기를 잡은 것 같다”며 “운이 우리 쪽으로 따르고 있다고 본다. 3차전에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운드에선 우규민이 빛났다. 우규민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우규민은 준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반면 NC는 경험의 한계를 드러내며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해 낭떠러지로 내몰렸다. NC는 특히 신인 박민우의 부진이 뼈아팠다. 박민우는 0-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희생번트에 실패한 뒤 삼진을 당해 추격 기회를 무산시켰다. 또 2-3으로 따라간 7회말 2사 1, 3루의 찬스에서도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수비에서도 9회초 1사 1루에서 이병규(7번)의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놓치면서 결정적인 실점을 헌납했다.
NC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도 통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0-3으로 뒤지던 6회말 1사 1, 2루에서 2루에 손시헌 대신 전문 대주자 요원 이상호를 투입했지만 이상호가 3루 도루에 실패하며 단 한 점도 얻지 못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편하게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부담을 준 것 같다”며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몸이 굳어 있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3차전에서는 정규시즌 때의 플레이가 나올 수 있도록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준PO 3차전은 장소를 옮겨 24일 잠실구장에서 오후 6시30분에 열린다.
창원=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미운오리’ 스나이더, 백조 되다… LG, PO행 1승 남겨
입력 2014-10-23 0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