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인간들이 모르는 흥미진진한 동물의 세계

입력 2014-10-24 02:57

개들이 방대한 어휘를 구사하고, 나방이 한때 자신이 애벌레였음을 기억한다고? 어치가 다른 어치들을 도둑 취급하고, 고래와 소가 지역 사투리를 쓴다고? 미국의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동물의 인식과 감정에 관한 연구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6년 동안 전 세계 11개 나라의 동물 마음 연구 현장을 찾아다녔다. 이 책은 그렇게 발품 팔아 기록한 놀랍고도 감동스러운 취재 기록이다.

책에는 개미부터 물총물고기, 앵무새, 코끼리, 개와 늑대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감정의 세계를 보여주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물총물고기는 먹이가 휘청하는 순간 그것이 떨어질 위치, 그리고 수면에 닿자마자 잡아먹기 위해 자신이 내야 하는 속도까지 결정한다. 먹이를 놓고 덩치 큰 무수한 다른 어종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개미가 교육을 하고, 쥐가 배꼽 빠지게 웃고, 앵무새가 사랑싸움을 하고, 코끼리가 제 가족의 죽음을 슬퍼하고, 돌고래가 전략을 짜서 패싸움을 벌인다는 얘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동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어 보고자 한평생 연구해온 과학자들의 사연도 재미있다. 이를 통해 동물들과 인간의 관계, 동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강조한다. 곽성혜 옮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