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 자체상표(PB) 상품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낵 라면 등 전통적인 PB 식품군에 이어 최근 비식품군에서도 PB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맛집으로 알려진 강원도 강릉의 교동반점 짬뽕을 상품화한 ‘강릉 교동반점 짬뽕’을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매운맛 라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보다 앞선 8일에는 30, 40대가 유년시절 즐겨 먹던 추억의 옛날 과자 5종을 출시했다.
식품 외에 비식품 제품도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 출시한 파우치 형태의 소용량 화장품 6종의 지난달 매출은 7월보다 67.2% 늘었다. 이 중 3종류가 이 편의점의 여성화장품 판매 순위 10위권 내에 들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속옷 화장품 문구 등 320개 품목의 비식품 PB 상품을 갖추고 있다.
GS25도 스테디셀러인 ‘공화춘 시리즈’ 라면에 이어 지난달 말 볶음면인 ‘홍라면’ 2종을 새로 출시했다. 홍라면은 출시 5일 만에 10만개가 팔려나갔다. 식품 외에 기능성 스타킹과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맥주컵, 종이컵, 노트 등도 인기 아이템이다. CU는 여행용 티슈 등 4종류의 티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늘어난 PB 상품만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9월 세븐일레븐과 GS25의 PB 상품 매출 비중이 30%를 넘겼고, CU는 27.2%(담배 제외)를 기록했다.
편의점이 식품에서 비식품으로 PB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1∼2인 가구 증가 등 소비패턴 변화와 무관치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은 올해 8월까지 지난해 매출이 계속 증가해 왔다. 증가폭은 3.8∼9.7%로 변화가 있었지만 2분기 매출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대형마트·백화점과 비교할 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갖춰야 할 상품 종류가 늘고 있는 것이다. 또 대형마트 PB 상품과 달리 용량이나 사이즈를 1∼2인 가구에 맞추거나 휴대 편리성을 높이는 PB 상품에 대한 수요 역시 높은 편이다.
우리보다 먼저 편의점을 도입한 일본과 비교할 때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등 편의점은 제조사가 판매하는 제품보다 비싼 고급 PB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처럼 편의점을 이용하는 인구가 차츰 고령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PB 상품 및 서비스도 계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편의점 PB상품 “없는 게 뭐니?”
입력 2014-10-23 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