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정보를 불법으로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가정보원 정보관이 “혼외자 관련 정보를 식당 화장실에서 처음 들었다”고 법정 진술했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채 전 총장에 대한 사찰을 벌였다는 세간의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국정원 송모 정보관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채모군 관련 얘기를 우연히 식당 화장실에서 들었다”며 “이후 개인적 호기심에 정보 열람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송씨 진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6월쯤 식당 화장실에서 성명불상의 사람들이 ‘채 전 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당시 대화에서는 채군의 이름과 채군이 다니는 학교 및 학년이 오갔다. 송씨는 “근거가 없던 얘기였고, 사실 확인이 안 돼 상부에 보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송씨는 ‘화장실에서 우연히 얘기를 들었는데 채군 이름과 학교는 어떻게 정확히 기억할 수 있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는 “생각도 못했었던 얘기라 확실히 기억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식당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해 6월 유모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채군 이름과 학교를 전달하고, 채군 부친이 ‘채동욱’이라는 사실 등의 개인정보를 불법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비슷한 시기 조이제 전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에게 채군의 가족관계 등록부 열람을 부탁해 관련 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송씨는 “유 교육장으로부터 채군의 재학 사실만 확인받았고, 부친이 채동욱이라는 정보는 받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조 전 국장에게 가족관계 등록부 열람을 의뢰한 사실도 부인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국정원 정보관 “채동욱 혼외자 정보, 식당 화장실서 처음 들어”
입력 2014-10-23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