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최저가 주유소 다닥다닥 몰렸다는데 광진구에 무슨 일이…

입력 2014-10-23 03:33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2일 현재 서울시내에서 가장 기름값이 싼 주유소(휘발유 기준)는 광진구에 있는 용마주유소(알뜰)와 대원주유소(에쓰오일)다. 두 곳에서는 ℓ당 1695원에 팔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서울시내 최저가 휘발유 판매업소 1∼10위를 광진구에 있는 주유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도대체 광진구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광진구는 지하철 5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군자역을 중심으로 반경 3㎞ 안에 18개 주유소가 몰려 있다. SK에너지 6곳, GS칼텍스 3곳, 현대오일뱅크 3곳, 에쓰오일 2곳, 알뜰주유소 2곳, 자가상표주유소(특정 정유사와 공급계약을 맺지 않아 정유사 간판을 사용하지 않는 주유소) 2곳이다. 이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기름값 전쟁’은 자가상표주유소인 태양주유소가 가격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태양주유소는 지난 17일 휘발유 가격을 ℓ당 1705원에서 1699원으로 내리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인근의 정유 4사 브랜드 주유소와 알뜰주유소도 잇따라 가격을 내리며 경쟁에 합류했다. 태양주유소는 현재 3위로 밀려났고, 아차산주유소(자가상표)·평안주유소(알뜰)·능동주유소(현대오일뱅크) 등도 ℓ당 1702원으로 1600원대 주유소들을 바짝 뒤쫓고 있다.

가격 인하 경쟁의 가장 큰 원인은 알뜰주유소다. 2012년 844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6.6%에 불과했던 알뜰주유소는 지난 9월 현재 1117개로 크게 늘었다.

알뜰주유소가 싼 기름값을 무기로 시장에 안착하자 인근 주유소들이 너도나도 기름값 인하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의 등장과 함께 자가상표주유소, 정유사 브랜드 주유소가 각축을 벌이는 현상이 서울 광진구 사례에 집약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