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도 전자·자동차·철강 앞길 어둑

입력 2014-10-23 02:48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인 전자·자동차·철강·조선의 앞날이 캄캄하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석유화학·건설도 회복세를 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2015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고 우리 산업계의 주력 부문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 자리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 기획재정부 정은보 차관보,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는 스마트폰 이후 성장을 이끌어갈 품목이 없는 상태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올해 36%에서 내년 17%로 둔화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LED, UHD TV, 태블릿PC 등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는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수요 부진과 주요 업체 간 경쟁 심화, 엔저(엔화가치 약세)에 따른 국내 업체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 소비량이 회복되지 않는 철강, 글로벌 저성장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선 발주량 하락에 고전하는 조선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조선업계는 엔저로 일본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관측됐다.

석유화학과 건설은 기대와 위협이 뒤섞여 있다. 석유화학은 원유·나프타 등 생산원료 가격 하락,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제품 가격 상승으로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이 석유화학설비를 과잉 증설하면서 쌓인 재고 부담이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건설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토목 실적이 하락하겠지만 수도권 분양가 상승과 미분양 감소로 주택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우리 산업계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유럽 실물경기의 미약한 회복세,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투명한 파급 효과, 중국의 내수성장 약화 등 위협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