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친정인 민주당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다음 달 4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한테 지원유세 등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있어서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은 21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MSN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과거 자신의 정책을 지지해온 동지들이 자신을 멀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는 지역구에서는 공화당으로부터 역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민주당 후보들이 나와 함께 서려 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를 멀리하는 그들 대부분은 과거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정임금 실현, 조기 교육 등 내 정책들을 열렬히 지지했던 동지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들 민주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구에 오면 오히려 표를 깎아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지아, 루이지애나, 노스캐롤라이나, 켄터키, 알래스카주 등 초경합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은 공화당 후보들이 자신들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에 무조건 찬성하는 ‘도장 찍어주는 기계’라고 비꼬며 유세전을 펼치자 더욱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케이 헤이건, 알래스카의 베기치 상원의원의 경우 아예 에볼라 퇴치 정책이나 이라크·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이민 개혁 등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청중의 반응이 차가운 것도 대통령을 꺼리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메릴랜드주에서 앤서니 브라운 주지사 후보를 위한 첫 지원유세에 나섰으나 연설 도중 청중이 대거 빠져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 화제] 오바마 “동지들이 나를 멀리하다니”
입력 2014-10-23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