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백신 접종”

입력 2014-10-23 02:04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년 1월부터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과 독일 등 각국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임상시험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마리 폴 키에니 WHO 사무부총장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성과 효과가 확보되면 수백만개 분량의 에볼라 백신을 내년 초부터 서아프리카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에니 부총장은 에볼라 퇴치를 위한 혈액 제제, 치료제, 백신 등 3개 분야의 연구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혈액 제제의 경우 서아프리카 발병 3국을 중심으로 완쾌된 환자들의 혈액을 모아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일본에서 개발한 치료제의 효과를 프랑스 의료진이 테스트하는 등 치료제 개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백신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제품과 캐나다 정부가 개발한 제품 두 가지가 주목받고 있다. 키에니 부총장은 “GSK의 백신은 미국, 영국, 말리, 스위스 로잔 등에서, 캐나다 정부가 개발한 백신은 미국, 독일, 스위스 제네바, 가봉, 케냐 등에서 자원자를 중심으로 임상시험을 시행 중이거나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볼라 감염 여부를 15분 만에 파악할 수 있는 진단기구도 개발됐다. 프랑스 원자력청(CEA)이 개발한 이 기구는 혈액이나 소변에 들어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단일클론항체가 반응을 나타내는지에 따라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CEA는 “현재 에볼라를 검사하려면 연구소에서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도 2시간 넘게 걸리는데 이제 추가적인 장비 없이 15분 안에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각종 희망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에볼라 확산을 경계하는 각국의 대응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2일부터 서아프리카발 항공기의 자국 내 입국을 ‘입국검사’가 시행 중인 5개 공항으로 제한했다. 브라질은 미국과 영국 수준으로 입국 심사와 검역을 강화할 방침이며 일본은 서아프리카 3국 체류자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했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