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민원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라고 독려하던 금융감독원이 현행 민원평가 제도의 한계를 인정했다. 앞으로는 건수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모습에서 탈피, 사전적 노력을 병행해 금융소비자 만족도를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22일 학계, 소비자단체,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코리안리빌딩 강당에서 소비자보호실태평가제도 도입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민원발생평가를 보완, 금융회사의 종합적인 소비자보호실태평가를 도입하는 논의가 주를 이뤘다. 금감원은 이날 “현행 민원발생평가는 민원 건수만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어 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전적인 노력은 다소 미흡하다”고 밝혔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보험 민원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며 금융회사 민원 감축 의지를 표명했었다. 한 해 동안 민원 건수, 영업규모를 감안해 5등급으로 분류한 민원평가 등급을 금융회사 영업점과 홈페이지에 크게 게시하게 하는 강수도 뒀다. 금융회사들은 이를 ‘빨간 딱지’라 부르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동양 사태와 개인정보 유출 등 계속된 금융권 사건사고, 일부 악성민원인 때문에 민원 건수는 늘어나기만 했다. 국감 자료를 보면 금융민원은 2011년 7만2322건, 2012년 7만6827건, 2013년 7만8008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4만4546건에 달했다. 금감원은 개선·보완한 소비자보호실태평가안을 내년 초 확정한 뒤 2016년 최초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애초부터 민원 감축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무리하게 강행한 결과”라며 시선이 곱지 않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금감원 “소비자보호 평가 도입할 것”… 발생 건수 위주 現 민원평가제 미흡
입력 2014-10-23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