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에볼라 감염자들 무엇이 생사 갈랐나… 초기 진료·탈수 방지·생존자 혈액투여가 결정적

입력 2014-10-22 04:08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뒤 미국과 유럽으로 이송돼 완치된 이들은 어떻게 치료될 수 있었을까.

현재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은 미국인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와 릭 새크라 박사,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 등 미국에서 치료받은 3명과 스페인에서 완치된 간호조무사 테레사 로메로, 노르웨이로 후송됐던 여의사 실예 레흐네 미칼센 등이다. 반면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 등은 치료 끝에 숨지고 말았다.

미 CNN은 20일(현지시간) 브랜틀리 박사와 새크라 박사, 간호사 라이트볼이 살아남은 것은 감염 질병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던컨은 전문병원이 아닌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을 찾았다가 초기 진료시기를 놓쳐 숨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속하게 탈수를 막은 것도 생존에 도움이 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톰 프리든 소장은 “에볼라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액과 전해액을 잘 관리해 환자의 탈수 증상을 막는 것”이라면서 “탈수를 막기 위한 의료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42일간 추가로 에볼라 감염이 발생하지 않아 ‘에볼라 발병 종식’을 선언한 나이지리아 역시 감염 및 사망자가 늘어나지 않은 비결로 탈수를 막기 위해 환자들에게 소금물과 설탕물을 먹인 것을 꼽았다.

에볼라 항체가 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생존자 혈액을 투여한 것도 치료에 긴요했다. 새크라 박사의 경우 먼저 완치됐던 브랜틀리 박사의 혈액을 수혈받은 뒤 살아났다. 그러나 숨진 던컨은 브랜틀리 박사와 혈액형이 달라 혈액을 투여받지 못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