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천하’ 무너뜨린 시몬

입력 2014-10-22 04:27 수정 2014-10-22 15:53
2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OK저축은행의 경기. 삼성화재 레오(왼쪽)의 강스파이크를 OK저축은행 시몬(13번)이 블로킹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화재 레오(24)를 잡는 무시무시한 선수가 출몰했다. 남자 프로배구 2년차 OK저축은행(전 러시앤캐시)의 로버트 랜디 시몬(27)이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 시몬은 한국 데뷔 첫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작성했다. 4세트 동안 무려 43점을 올린 사이 그동안 한국무대를 호령해온 레오는 26점으로 작아졌다.

시몬은 2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최강 삼성화재를 3대 1(25-23 25-18 26-28 25-19)로 꺾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센터 출신인 그는 원래 미들블로커가 주특기였지만 한국에서 처음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 1인2역을 소화했다. 수비 때는 탁월한 블로킹 감각을 발휘, 레오의 길목을 막으며 블로킹으로만 3점을 올렸고, 라이트 공격수로 34점을 기록했다. 서브득점만 6득점.

창단 첫 해인 지난해는 9경기만에 간신히 첫 승을 올렸던 OK저축은행은 단숨에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김세진 감독은 “정규시즌 36경기 중 이제 첫 승을 올렸다”며 섣부른 예단을 차단했다. 스승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시즌 개막전에서 누른 김 감독은 “서브와 리시브가 상대보다 잘 돼 이겼다”면서 “선수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한 게 지난해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서브와 리시브에서 승부가 판가름났다. 1세트 8득점으로 6점에 그친 레오를 제압한 시몬은 2세트 11-10에서 레오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상대 기를 꺾었다. 곧이어 13-11에서는 서브 득점으로 팀 사기에 불을 지폈다. 듀스끝에 잠시 리시브가 흔들리며 3세트를 내준 OK저축은행은 4세트 12-11에서 시몬이 속공과 오픈공격에 이어 레오의 시간차 공격을 블로킹하며 승리를 예감했다. 시몬은 디그도 6개나 성공시키며 웬만한 수비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레오는 단 한개의 디그도 없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도로공사가 KGC인삼공사를 3대 2(22-25 25-17 25-23 22-25 15-10)로 눌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효희(세터), 정대영(센터) 등 국가대표급 노장선수를 나란히 영입한 도로공사는 니콜 포셋(42점)의 활약 속에 값진 홈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