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IT 혁명이 직접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이 한때 ‘IT 회의론’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총재는 21일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화제로 꺼내며 “기사에서 1·2차 산업혁명이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을 이롭게 했지만 제3의 디지털 혁명도 그런 결과를 가져올지 의문을 제기했다”며 “상당히 의미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IT 혁명은 소수의 기술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혜택을 주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보도의 요지였다. 이 총재는 “지난 20∼30년 동안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없어진 일자리가 엄청나게 많고 앞으로 10∼20년 안에 47%의 직업이 사라진다는 추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IT 혁명이 1·2차 혁명보다 훨씬 더 ‘갈등을 초래할(divisive)’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며 “디지털 혁명이 기존 일자리를 없애기만 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할 것인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IT 회의론’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이 총재는 국민일보와 만나 “생각해볼 만한 외신 보도가 나왔기에 함께 나누자는 차원에서 소개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은은 이 총재 발언에 대해 “디지털 혁명의 중요성을 부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며 “앞으로의 성장 동력은 기술혁신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근본 취지였다”고 진화에 나섰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비즈카페] 한은총재 “IT혁명, 고용 창출 두고봐야”
입력 2014-10-22 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