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3중덫을 넘어라 (1)] 신뢰 회복·조기통합 발등의 불 끄자… 지주社 신발끈 ‘질끈’

입력 2014-10-22 02:10

금융권에 격랑이 몰아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전산기 교체나 은행 통합 등의 문제를 놓고 그간 내홍에 시달려 왔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돈 풀기에 나서면서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깊은 불황의 그림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리플 악재를 넘으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어려울수록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분투하는 금융권의 움직임을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새 회장 선임까지 안정이 급선무=회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KB금융지주는 그룹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조기 안정화에 나섰다. 매주 월요일 지주 임원 및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해 현안 등 주요 과제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는다.

그룹비상경영위원회는 그동안 5차례 전체회의를 통해 중단 없는 조직운영과 영업현장의 조속한 안정, 본부부서 업무추진 활성화 방안, 계열사 시너지 제고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KB지주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서 경영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성과가 가장 중요하다”며 “영업현장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단 없는 조직운영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일선 창구직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계열사의 시너지 상품을 고객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KB금융지주는 2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다음 달 21일 주주총회의 최종 선임과정을 거치면 회장 선출 절차는 마무리된다. KB지주는 비상경영 상황이 해소되는 시점까지 그룹비상경영위원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조직안정과 영업현장 안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통합의 그날까지=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에 힘을 쏟고 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론이 급물살을 타는 것은 양 은행에 닥친 경영 현실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지속하려면 하나·외환 통합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KB국민 신한 우리 등 3대 은행과의 경쟁에서 갈수록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려면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은행권 위상을 보면 2013년 기준 각각 155조원과 101조원으로 국민은행(260조원) 등 3대 은행에 크게 못 미친다.

하나금융 측은 조기 통합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통합에 따른 시너지는 연간 3121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중복투자 방지 등 비용절감 측면에서 2692억원, 영업력 증대 측면에서 429억원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에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하지 않고, 근로자에 대한 고용과 단체협약 등을 포괄적으로 승계한다고 약속했다. 임금 및 복지 수준도 통합 이전에 비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사회적 책임에도 솔선=신한금융그룹은 올해도 순익 2조원 클럽 가입이 확정적일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사회공헌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신한금융그룹 1사 1촌 결연마을 특산품 판매장터’를 열었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으로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은행, 카드 등 주요 그룹사와 결연을 맺고 있는 4개 마을 주민들과 임직원 봉사자 30여명이 판매에 참여했다.

특히 한동우 그룹 회장을 비롯해 서진원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총출동했다. 인근 직장인을 비롯해 많은 시민도 참여했고, 강원도 횡성의 특산품인 한우와 경북 문경의 오미자청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신한금융은 5000만원 상당의 결연지역 대표 농산품을 구매해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했다. 신한금융은 도시와 농촌 간의 상생을 위해 2006년부터 그룹사별로 농촌 마을과 결연을 맺어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돕고, 지역사회와의 유대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새 주인을 맞기 위한 준비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을 인가했다. 합병을 통해 우리은행의 대주주는 우리금융(100%)에서 예금보험공사(56.97%)로 변경된다.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1대 1이며 우리은행은 다음 달 19일 주식시장에 새로 상장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