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 “고맙다! 재개발·재건축”

입력 2014-10-22 02:19

대형 건설사들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은 올해 이들 사업 수주 규모가 2조원에 육박했다.

GS건설은 지난 주말 코오롱건설과 함께 대구 남산 4-4지구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55%의 지분으로 참여한 GS건설은 공사대금으로 1128억원을 가져간다.

GS건설이 이를 포함해 올해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은 7건, 1조9107억원어치로 업계 1위 규모다. 최근에는 7874억원짜리 경기도 광명 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 사업을 단독으로 따냈다. 이밖에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2753억원), 의왕 내손 다구역(2488억원) 등 모두 최근 4개월 내 수주한 사업이다. 지난해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은 가재울 6구역 재개발(2100억원)뿐이었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본 GS건설은 올해 주택 부분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한꺼번에 뛰어든 광명 철산주공 수주 과정에선 건축사업본부 직원 150명을 파견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대림산업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으로 1조9009억원을 수주하며 GS건설과 함께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 성남 금광1구역(7688억원) 부산 망미2구역(3664억원) 등 4건 모두 재개발 사업이다. 지난해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은 서울 동작구 상도대림아파트 재건축(1700억원)이 유일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연구를 통해 품질이 저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게 주효했다”며 “수주할 만한 도시정비사업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올 들어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2392억원) 등 8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1조2078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1년간의 도시정비 수주액(1조14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수주 사업소를 늘리고 사내 우수인력을 사업 담당자로 배치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같은 기간 1조280억원어치의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다. 재건축·재개발은 부산 연산2구역, 대구 성당보성 등 5개 사업으로 7600억원어치다. 분당 매화1단지 등 2680억원 규모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도 수주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적극 나서는 건 최근 일부 집값이 오르면서 사업 수익성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로 사업 추진 단지가 늘기도 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은 브랜드 가치가 크게 작용해 대형 건설사가 유리한 분야”라며 “주택사업은 경기에 민감한 만큼 무리한 수주보다 사업성 있는 곳을 선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