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하나님의교회 포함 9곳 이단 지정 추진

입력 2014-10-22 02:52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를 비롯한 종교단체 9곳을 이단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오는 30∼31일 열리는 제31차 정기총회에 상정한다.

기감이 특정 단체들을 무더기로 이단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는 건 처음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과 더불어 국내 3대 개신교단으로 꼽히는 기감의 결정은 다른 교단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감 교육국에 따르면 기감 산하 기구인 ‘신학정책 및 이단대책위원회’(이단대책위)는 최근 회의를 열고 하나님의교회, 구원파,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여호와의증인,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 전능하신하나님의교회,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 등 9곳을 이단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총회에 상정키로 했다. 이단대책위는 기감의 이단 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로 신학자와 기감 교육국 관계자 등 약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장은 전용재 감독회장이다. 기감 총회는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리며 안건 통과 여부를 표결과 거수 등 어떤 방법으로 결정할지는 미정이다.

기감 관계자는 “주요 교단들이 이들 단체를 이단으로 규정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감의 대응은 늦은 측면이 있다”며 “이단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는 건 이단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기독교적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감은 그동안 이단 대응에 있어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기감이 특정 단체를 이단으로 규정한 건 1998년 제23차 총회에서 세계복음화전도협회(다락방)를 지정한 게 유일하다. 반면 다른 주요 교단들은 이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예장합동과 통합만 하더라도 하나님의교회 구원파 JMS 다락방 신천지 등을 이미 이단으로 규정하고 다양하면서 강력한 이단 척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기감은 그동안 이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오지 않았다”면서 “기감의 이번 결정은 사이비 이단 집단들과 싸우고 있는 한국교회에 무척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 회장은 “이단대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초교파적 대응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앞으로 기감이 교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단에 대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감은 이들 집단에 대한 이단 지정과 함께 국내 이단문제를 정리한 ‘감리교 입장에서 본 이단문제’ 책자도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이단 시비를 낳은 단체들의 교리와 문제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자다. 기감은 추후 이단경계주간을 지정하고 일선 교회에 이단 대처법 등을 담은 각종 자료도 제공할 계획이다.

박지훈 백상현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