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책임 문제와 관련해 성남시가 축제행사 주최를 안 했다고 부인하고 있다. 성남시는 21일 한국언론재단을 통해 이데일리에 지난 15일 의뢰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성남’이라는 문구의 인터넷 배너 형태의 행정광고 집행을 취소해 달라고 재단에 통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성남시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동안 성남시가 이데일리 측에 광고 준 횟수는 두 번뿐이었다. 그중 하나는 한 달간 배너 광고비로 350만원(하루 12만원 정도)을 지불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데일리 측에 배너 광고비로 1100만원(부가세 포함)을 지불한다고 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고작 1주일분으로 하루 150만원이 넘는다. 이는 과거 이데일리에 준 배너 광고비의 12배가 넘는 금액이다.
또한 통상적인 하루 배너 광고비가 15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해도 10배나 비싼 특혜 수준이다. 이것만으로도 성남시가 이데일리 측에 준 광고가 일반광고인지 판교 테크노밸리 행사용 광고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이데일리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6월부터 성남시 임모 비서실장을 세 차례 만나 행사 계획서를 전달했으며, 임 비서실장이 성남시를 행사 ‘주최자’로 올려주는 조건으로 예산지원을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이데일리 측은 자사 홈페이지에 사고(社告)를 올려 “당사는 경기도와 성남시의 주최기관 명칭을 도용하지 않았으며, 명칭 사용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성남시와 합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성남시는 이데일리에 1100만원을 지원하려 한 것은 통상적인 행정광고 명목이지, 행사 예산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개인도 아니고 공공기관이 뻔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이재명 시장이 행사에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했고 사고가 성남시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닌가. 이제라도 주최 논란에서 벗어나 책임 있는 자세를 성남시가 보여야 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였으면 한다.
성남=강희청 사회2부 기자 kanghc@kmib.co.kr
[현장기자-강희청] 특혜 수준 지원하고 발뺌하는 성남시
입력 2014-10-22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