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이 최근 수년간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성과는 좋은 편이 아니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이를 분석해 ‘신사업 성공을 막는 7가지 바이러스 보고서’를 21일 냈다. 사업을 벌이기 전 먼저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기업문화를 바꾸라는 조언이다.
7가지 바이러스 가운데 첫째는 ‘레밍스 바이러스’다. 레밍스는 북유럽, 툰드라 등 북극에 가까운 곳에 사는 쥐다. 개체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집단 자살한다는 설이 있다. 레밍스 바이러스를 주의하라는 건 남들이 뛰어드는 신사업을 무조건 좇아하지 말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사업성이나 위험성이 충분히 검토됐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기 쉽다”면서 “설령 그렇다 해도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 스스로 발을 집어넣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피해야 할 것은 ‘집단사고 바이러스’다. 조직에 대한 강한 소속감과 의견일치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에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을 채택하는 경우다.
이어 기획 단계에서는 성공을 확신해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자기확증 바이러스’, ‘오늘은 잃었으니 내일은 따겠지’라는 기대감에 여러 사업을 벌이는 ‘갬블러 바이러스’, 정교한 사업모델과 마케팅 전략이 없어도 성능과 품질만 좋으면 잘 팔릴 것이라는 ‘좋은 쥐덫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실행 단계에서는 사업성이 없는데도 그동안 공들인 노력이 아깝거나 주위의 비난이 두려워 제때 중단하지 못하는 ‘흰 코끼리(처치 곤란한 물건) 바이러스’와 시장 상황이 변했는데도 계획대로만 밀고 나가는 ‘돈키호테 바이러스’가 빠지기 쉬운 함정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2차전지를 빼고 바이오·의료기기·태양광·발광다이오드(LED)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SK의 친환경 녹색 신사업은 경영권 공백 속에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신사업 성공하려면… ‘7가지 바이러스’ 조심하라
입력 2014-10-22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