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유코 전 경제산업상과 마쓰시마 미도리 전 법무상 등 핵심 여성 각료 두 명이 동시에 낙마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 답변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두 각료의 사임을 일본 정계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록히드, 리쿠르트 사건 등과 유사한 ‘정치사건’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20일 도쿄 총리 공관에서 다테 주이치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 등과 저녁식사를 하며 참의원 심의기간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참의원에는 논객이 많아 엄한 질문도 많다”며 “어떻게든 하루에 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열릴 것으로 보이는 중·참의원 예산위원회 집중심의를 의식한 발언이다.
아베 총리는 집중심의 때 예산과 관련 없는 ‘각료의 불상사’를 추궁당하는 경우가 많아 “확실히 주제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고 한다. 신문은 이 같은 아베 총리의 발언이 보기 드문 ‘약한 소리’라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집권 뒤 의회에서 집단 자위권과 아베노믹스, 특정비밀보호법 등에 대해 소신을 강조하며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여 왔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조사는 여성 각료들의 사임 직전에 이뤄졌지만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조사 때보다 6.8% 포인트 하락한 48.1%에 그쳤다. NHK가 11∼1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52%가 나왔었다.
이제훈 기자
日, 여성 각료 2명 낙마 후폭풍
입력 2014-10-22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