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1994년 제네바합의를 체결하지 않았다면 북한은 한 해에 수십 개의 핵탄두를 생산할 정도로 핵 능력을 확대했을 것이라고 당시 협상 주역들이 주장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주최로 열린 ‘제네바합의 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한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는 “당시 핵을 동결시키지 않았다면 북한은 이미 보유한 5㎿급 원자로와 건설 중이던 50㎿급 및 200㎿급 원자로를 통해 매년 40개의 핵폭탄 제조가 가능한 200㎏의 플루토늄을 생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아직 막대한 플루토늄 핵폭탄을 보유하지 못하고, 더욱 정교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도 갖지 못한 것은 제네바합의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협상 전 상황이 제2의 한국전 발발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회고했다. 제임스 레이니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에 거주하던 일부 미국인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일찍 여름휴가를 떠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스티븐 보스워스 전 북핵특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냥 좋아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에 의거해 북한을 방치하고 있다”며 북핵 협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1994년 제네바합의가 북핵 확대 막아” 당시 美 협상 주역들 주장
입력 2014-10-22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