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만년 하위팀이었던 고양 오리온스의 돌풍이 거세다.
오리온스는 21일 현재 개막 후 5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단독 1위에 올라섰다. 특히 오리온스는 지난해 1∼3위 팀인 ‘빅3’ 울산 모비스, 창원 LG, 서울 SK를 차례로 격파하며 일약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프로농구 사상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인 2011∼2012 시즌 원주 동부(8연승)의 기록마저 갈아 치울 기세다.
오리온스는 시즌 개막에 앞서 중상위권 정도로 분류됐다. 지난 시즌 포워드진의 주축을 이루던 최진수가 입대했고 주포 김동욱이 부상으로 언제 복귀할지 알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평균 득점 80.4점으로 10개 구단 중 1위고 실점은 68점으로 동부(66점)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을 만큼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스 돌풍의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26·199㎝)가 있다. 전체 13순위 출신임에도 시즌 개막과 함께 가장 큰 화제를 모으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급부상한 길렌워터는 골밑 몸싸움과 외곽포 능력을 두루 갖췄다. 또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스템 플레이에도 능하다. 이에 5경기 평균 득점 24.4점으로 전체 순위 1위다. 지난 19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를 맞아 25점 13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1순위 신인 이승현(22·197㎝)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루키 이승현은 ‘제2의 현주엽’으로 불릴 만큼 골밑에서 파워풀한 플레이를 자랑한다. 여기에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의 굳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5경기에서 평균 10.2점, 4.4 리바운드로 기록도 준수한 편이다.
주전과 후보가 따로 없는 추일승 감독의 ‘벌떼 농구’도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추 감독은 포지션 별로 두 팀을 만들어도 될 정도의 풍부한 선수층을 앞세워 후반에 상대를 몰아치며 승리를 쌓는 중이다. 추 감독은 “가속이 붙으면서 욕심을 내고 싶은 상황”이라며 “최대한 이겨 연승을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5연승… 빅3 격파… 오리온스 이유있는 돌풍
입력 2014-10-22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