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인내심 시험 말라”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

입력 2014-10-22 02:46
렁춘잉(梁振英) 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이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중국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렁 장관은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과 홍콩 시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싼 홍콩 소요사태에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중국 정부는 상황에 대한 대처를 홍콩 정부에 맡겨둔 상태”라며 “홍콩 정부에 도전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홍콩의 높은 수준의 자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생 시위 지도부와 정부 관리들의 공식 대화와 관련해서 “이는 협상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정부에 직접적으로 전달할 기회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미리 선을 그었다. 21일 오후 6시(현지시간) 홍콩의학아카데미에서는 캐리 람 정무사장(총리 격)과 8개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의 알렉스 차우 비서장이 대표로 나서 2시간 가까이 공식 대화를 가졌다.

앞서 홍콩 고등법원은 주요 도심 시위 지역인 애드미럴티와 몽콕 지역의 3곳에 대해 점거금지 명령을 내렸다. “생계에 지장이 있어 점거를 막아 달라”는 택시협회와 일부 건물주 등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시위 지도부는 ‘시위대의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점거를 풀지 않을 방침이다. 법원 명령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24일까지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