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티스트 이하(46·본명 이병하)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사진)을 서울 도심에 뿌리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씨는 20일 낮 12시쯤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건물 옥상에 올라가 미리 준비한 전단 4500장을 지상으로 뿌렸다. 윗부분에 ‘WANTED’(수배 중)라고 적힌 전단에서 박 대통령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등장인물 ‘여일’처럼 꽃무늬 상의에 푸른색 치마를 입고 머리에 꽃을 꽂은 모습으로 묘사됐다. 밑 부분에는 ‘MAD GOVERNMENT’(미친 정권)라고 적혀 있다.
이씨는 건물 보안요원들에 의해 제지당했고 경찰은 이씨를 건조물 침입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서울 종로경찰서 측은 “전단 살포는 경범죄처벌법이나 옥외광고물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지만 이씨의 경우 건조물 침입이 가장 적절한 혐의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 을지로 신촌 등지에서도 이씨의 동료 3명이 이 전단 1만5000장을 뿌렸다. 이씨는 “표현의 자유 침해 등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세상을 풍자하기 위해 정치 풍자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7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후보들을 풍자하거나 지지하는 포스터를 붙여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대통령 풍자 전단 살포 팝 아티스트 체포
입력 2014-10-21 03:36